軍에서 고졸 꿈 이룬 병사들…육군 913명 검정고시 합격

2016-05-27 17:01
육군, 고졸 미만 병사 위해 적극 지원…올해 전반기 합격률 40.6%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육군 20사단 허하늘(21) 상병은 고등학교 시절 잦은 부상으로 복싱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목표가 사라진 허 상병은 오랫동안 방황한 끝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군에 입대했다. 하지만 허 상병은 군에서 고졸 검정고시라는 목표가 생겼고 부대와 전우들의 도움으로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차량정비병인 허 상병은 이제 정비 담당 부사관을 목표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27일 육군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육군 병사 2249명이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했으며 이 중 913명이 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합격률은 40.6%로, 지난해 전반기 합격률(37.6%)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육군은 지난 2009년부터 고졸 미만 학력의 병사들을 위한 고졸 검정고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검정고시 응시를 희망하는 병사들에게 학습용 교재와 동영상 학습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자원 병사들을 학습 도우미로 임명하거나 부대별로 학습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부대에서는 임시학교까지 개설해 병사들의 검정고시를 돕고 있다. 병사들은 임시학교에서 1대 1 학습지도 및 모의고사 문제풀이, 자습 등을 통해 체계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이번에 3번 만에 검정고시에 합격한 7사단 김재진(22) 상병은 “두 차례 시험에 떨어졌을 때는 포기할 생각도 있었는데, 멘토인 김태우(23) 병장의 자상한 지도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요리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문대에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합격자 7사단 김성균(22) 일병은 “입대 직전 아버지가 신장병으로 쓰러진 것이 말썽만 피우던 아들 때문인 것 같아 항상 죄송스러웠는데 이번에 시험에 합격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와 관련 육군은 검정고시 합격자들이 독학학위취득제도를 통해 학사과정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교재비와 학습비용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육군 20사단 결전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검정고시에 합격한 허하늘 상병이 유무봉 20사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육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