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에티오피아와 군사협력 추진…阿 군사외교 시동

2016-05-26 08:16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국빈방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첫 순방국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 도착, 환영 나온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주진 기자= 에티오피아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에티오피아와 군사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아프리카 군사외교에 시동을 건다.

박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정상회담 및 물라투 테쇼메 대통령과 별도면담에서 한·에티오피아 간 교육·투자증진, 보건협력 등 문제와 함께 국방 및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이례적으로 수행했다.

한국전 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한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와 1963년에, 북한과는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절인 1975년에 각각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나라가 앞섰으나 군사 부문 협력은 북한과 보다 활발하게 진행했다.

1974∼1991년 유지됐던 에티오피아 사회주의 군사정권은 친북 일변도 정책을 토대로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군사정권이 끝난 뒤에도 군수분야 중심으로 북한·에티오피아 관계는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에티오피아는 1998년 북한과 400만 달러 규모의 군수물자를 무상지원하는 협정을 체결했으며, 2002년에는 북한이 300여만 달러 규모의 탄약을 지원하는 방위산업협력 협정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가 친서방 및 실용주의 외교노선을 취하면서 현재는 북한과 특별한 관계는 없는 상태라고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방문 계기에 진행되는 한·에티오피아 간 군사협력 논의는 이런 배경 속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양국 관계를 심화하는 한편 비동맹주의 전통이 강한 아프리카가 대북 제재의 '구멍'이 되지 않도록 하는 차원의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는 대체로 북한에 우호적이며 북한도 북핵 문제로 인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군사 분야 등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군사협력 카드를 통해 이를 견제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군사외교는 북한의 동아프리카 거점국가인 우간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의 집권 초기인 1987년 우간다는 북한과 군사차관 제공, 군사고문단 파견 등을 골자로 한 군사협력협정을 체결했다.

또 1989년에는 무기류 무역에 대해 합의했으며, 1992년 무세베니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북한은 365만 달러의 군사차관을 약속하기도 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92년 외에 1987년과 1990년에도 방북했으며 2013년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김일성 북한 주석으로부터 배웠다면서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무세베니 대통령은 2014년 10월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 방문 시 북한의 우간다 공군 조종사 훈련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 2월 현재를 기준으로 우간다 나카송골라와 마신디 지역 등에는 북한 군경교관단 50여명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과 우간다 간 군사협력은 양측 간 필요가 맞물리면서 긴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북한이 2014년 9월 국제김일성상 수상자로 무세베니 대통령을 선정했으나 무세베니 대통령은 수상을 거부하는 등 과거와 다른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은 한·우간다 정상회담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이 큰 관심을 표명한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새마을운동을 연결고리로 정상 간 유대를 강화하는 한편 북핵·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에 대한 동참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양국 간 군사 협력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