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독일 LED칩 업체 '꿀꺽'...반도체 굴기 계속

2016-05-24 10:43
중국 반도체펀드, 독일 LED 조명칩 생산 아익스트론 9000억원에 인수
아익스트론 최근 실적 악화, 중국 반도체 굴기는 가속도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반도체 굴기(屈起)'를 지원하는 차이나머니가 이번에는 독일의 LED 조명칩 업체를 겨냥했다.

중국 금융계(金融界)닷컴은 독일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칩 전문 반도체 생산업체인 독일의 아익스트론(Aixtron)이 23일(현지시간) 중국 반도체 투자펀드 '푸젠(福建) 그랜드 칩 투자 펀드(FGC)'와 주당 6유로 인수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24일 보도했다.

아익스트론은 LED 생산 핵심부품인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반도체업체로 지난 1983년 창립됐다. 

주당 6유로(약 8000원)는 아익스트론의 지난 3개월간 평균 주가에 무려 50.7%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으로 총 인수가가 6억7000만 유로(약 9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주주 60% 이상의 지지를 얻고 독일 관리·감독 당국의 승인을 얻으면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돌입한다. 최고경영자(CEO) 등 기존의 임원진이 계속 경영을 책임지며 본사 이전도 없을 예정이다. 

아익스트론이 차이나머니와 손을 잡은 것은 최근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과 연관된다. 올 1분기 아익스트론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47% 급감한 2140만 유로에 그치며 1550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아익스트론의 핵심 고객인 중국 LED업체 삼안광전(三安光電)이 거래를 중단하면서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실적악화를 부추겼다. 

아익스트론 감사회 대표는 "감사회는 FGC의 인수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했다"면서 "FGC의 지원으로 아익스트론이 더 많은 협력파트너를 찾고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근 차이나머니의 해외 인수합병(M&A) 공습과 함께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힘을 얻는 모양새다.

이달 초에는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의 모회사 칭화홀딩스가 미국 반도체 회사 마블 테크놀로지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달 미국 래티스 반도체 지분 6%로도 확보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D램 생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인수로 낸드플래시 기업인 샌디스크의 우회 인수를 추진했지만 미국 당국의 제재로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