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카 바이러스 ‘모기 전염’ 지나친 우려 불필요
2016-05-24 06:12
미국·중남미 생활방식 등 많이 달라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모기를 통한 지카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밝혀진 가운데 아직 미국 내에서 모기를 통한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론들은 모기에 의한 미국 내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를 경쟁적으로 보도하며 미국인들 사이 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이 올 여름 미 대륙 절반 이상에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3개월 전 의회에 요청한 긴급 예산의 즉각적인 승인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카 바이러스 문제가 대중보건 이슈를 넘어 정치문제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에서 모기에 의한 지카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플로리다부터 대서양 연안에 이르는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은 모기에 의한 질병의 전염 문제와 관련, 이미 지카 바이러스가 토착화되며 수백 건의 사례가 확인된 중남미의 경우와 미국의 상황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카 바이러스의 주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의 개체수가 많은 곳은 미국 내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며, 기온이 섭씨 25도에서 32도 사이인 여름철에만 활발하게 활동한다.
실제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까지 총 503건의 중남미 여행자 감염 및 10건의 성 접촉을 통한 감염 사례를 확인했으나 모기를 통한 감염 사례는 없다고 발표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2014년 치쿤구니아 발생 사례 등에서도 모기에 의한 질병 전염은 여름철 제한된 시기 동안 플로리다 남부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올 여름 미국 내 모기에 의한 확산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