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희망퇴직 신청자 500명 수준”(종합)

2016-05-19 18:09
조선사 9개 노조, 구조조정 중단·경영책임자 처벌 촉구

조선업종노조연대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야 국회의원들과 간담회에을 열고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에서 이번 희망퇴직에서 5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형록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위원장은 19일 국회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해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이 5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노조 측이 집계한 희망퇴직 신청자는 현대중공업만 244명이고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계열사 전체에서는 총 500명을 넘어섰다”며 “이 명단에는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 뿐 아니라 생산직 기장급 이상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은 오는 7월 1일부로 회사를 떠나게 되며 최대 40개월치의 기본급과 자녀학자금 등을 위로금으로 받게 된다.

특히 정부 주도의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9개 조선사 노동조합 위원장들이 조선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구조조정 중단과 정부의 지원 정책 강화 등을 요구했다.

조선노연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신아SB 등 9개 조선사 노조로 구성됐다.

이들은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6월 전국 금속노조 차원에서 결성된 조직이다.

조선노연은 조선산업을 살리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중국은 자국이 발주하는 모든 배를 자국 조선소에 맡기고 있으며 일본은 선박 금융 제도를 활성화하는 중”이라며 “일률적 인력감축은 1980년대 후반 조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규정하며 도태시킨 일본 정부의 잘못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조선노연은 구조조정 중단과 함께 부실경영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사재출현도 요구했다.

조선노연은 “조선소가 현재의 상황에 내몰린 이유는 노동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해양플랜트가 새로운 블루오션이라 말하며 투자를 유도한 정부, 저가 수주에 나선 경영진에게 있다”면서 “지난해 약 8조원의 조선소 적자 중 7조원 이상이 해양플랜트에 집중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우찬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1990년대 후반 이후 10년 이상 지속돼온 장기 호황 시대에 조선소가 벌어들인 수십조원 이상의 이익금들은 어디갔느냐”면서 “진정한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을 자르는 게 아니라 조선산업을 망친 정부 정책 입안자와 부실 경영 책임자 대주주의 책임을 묻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또 오후에 이어진 여야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정부, 채권단 등이 노동자 대표들과 업종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조선산업을 다시 살리기 위해 정부와 업종별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논의해야 한다”며 “10만명 조선소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조선노연과의 대화에 정부가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