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미국 민주당 커지는 균열 커지는 공포
2016-05-18 15:04
클린턴, 켄터기서 신승·오리건에선 패배
이처럼 경선 막바지에도 클린턴 진영이 제대로 탄력을 받지 못하자, 민주당 내에서는 11월 본선에서 백악관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도 커지고 있다고 CNN 등 현지언론은 보도했다.
◆ 클린턴, 켄터키에서 가까스로 승리, 오리건에선 패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7일 치러진 켄터키 주 예비경선에서 가까스로 승리했다. 개표율이 99%가 넘어가도록 CNN 등 주요 언론은 결론을 내기에는 너무 표차가 적다면서 확정적 결과를 발표하지 못할 정도로 두 후보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클린턴 진영으로서는 다소 껄끄러운 승리였다. 켄터키 주는 지난 2008년 당시 클린턴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얻은 곳으로 정치적 기반이 탄탄한 지역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샌더스 후보는 17일 "지난 2008년 클린턴 후보가 25만표 차이로 오바마 후보를 누른 곳에서, 우리가 절반의 대의원을 확보했다"며 선전을 자축했다.
같은날 치러진 오리건 주에서는 샌더스가 개표율이 60%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리건은 미국 내에서도 '진보적인 주'로 분류되며 샌더스의 선전이 예고된 바 있다.
◆ 클린턴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 커져… 샌더스 지지자들의 반발 확산
샌더스의 막판 강세는 클린턴 진영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공화당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본선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가운데, 민주당의 프라이머리가 계속되면서 클린턴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경선후보 선출을 둘러싼 샌더스 지지자들의 반발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네바다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은 오는 7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국 전당대회에 파견될 선거인단 선발 규정의 변경을 요구했다.
지난 2월 네바다 주 코커스에서 47대 53으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규정 바꾼다면 선거인을 동수로 하거나 오히려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샌더스 지지자들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샌더스 지지자들은 의자 등 물건을 던지며 소란을 피웠고, 지도부는 전당대회 참가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행사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이후 샌더스 지지자들은 당 지도부 인사에게 1000통이 넘는 협박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강력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6일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이 네바다 주 민주당 의장인 러버터 랜지에게 지난 주말 이후 1000 통 이상의 협박성 전화를 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또 문자메시지 협박도 1분에 최대 3개가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샌더스 의원 캠프는 "우리는 폭력을 용납하지도, 조장하지도 않는다"면서 "이번 폭력과 관련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샌더스는 "(네바다주)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힘을 썼다. 민주당이 11월 대선에서 성공하려면 캠프 지지자들을 공정하게 대해야 할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성 발언을 했다.
그는 또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정치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기득권 정치와 경제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진정한 경제·사회의 변화를 위해 싸우는 민중을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처럼 거대 자본에 기대는 당으로 남을 것인지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라면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