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분란하게 지진 대피'…실전을 방불케 한 의정부시 지진대피 훈련

2016-05-17 10:19

17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청에서 의정부시의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지진대피 훈련이 실시돼 의돌이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코와 입을 막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의정부시 제공]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 "지진이다! 모두 대피하자"

17일 오전 10시 경기 의정부시청에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자 별관 1층 의돌이 어린이집의 교사들이 어린이들을 책상과 피아노, 매트 아래로 신속히 대피시켰다.

책장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100여명의 어린이들은 교사들의 지시 아래 일사분란하게 안전한 장소로 몸을 움직였고, 또 있을 대피요령에 귀기울였다.

하지만 한 어린이가 긴급히 대피하다가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또 어린이 5명이 떨어지는 물건에 가벼운 상처를 입기도 했다.

얼마동안 적막감이 감돌던 어린이집에서 "불이야, 불이야"라는 한 교사의 외침이 들렸다.

이어진 여진 속에서 어린이집 입구 화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난 것이다.

한 교사가 소화기로 불을 끄려했지만 불은 계속해서 어린이집 쪽으로 번졌고, 안과 밖은 연기로 가득했다.

어린이들은 교사들의 지시에 따라 일제히 불이 난 반대쪽 부출입구 쪽으로 내달려 인근 테니스장으로 모두 무사히 탈출했다.

17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청에서 의정부시의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지진대피 훈련이 실시돼 의돌이어린이집 어린이들이 몸을 보호하며 책상 밑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의정부시 제공]


교사들은 어린이집 교실에 남은 어린이가 있는지 확인한 뒤 어린이들의 대피를 도왔다.

또 대피한 어린이들의 인원을 체크하는 등 마지막까지 어린이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여보세요! 소방서죠? 시청 별관에 있는 의돌이 어린이집입니다. 지진이 있고 나서 화단에서 갑자기 불이 났습니다. 출동해주세요."

한 교사는 이같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정확하고도 침착한 신고를 잊지 않았다.

화재신고를 받은 의정부소방서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해 불을 껐고, 발목이 부러진 아이를 병원을 옮기는 한편 가벼운 상처를 입은 어린이들은 현장에서 치료했다.

2016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하나로 펼쳐진 이날 지진대피 훈련은 의정부시 북쪽 20㎞ 지점에서 지진을 발생, 어린이집 어린이들을 무사히 대피시키고 안전의식을 확산시킨다는 가상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됐다.

실전을 방불케 한 이번 훈련에는 의정부시청과 의정부소방서, 의정부경찰서, 의정부보건소 등 4개 기관 50여명이 참가했다.

소방차와 순찰차, 응급차 등의 장비도 동원됐다.

어린이 대상 유괴방지 등 안전교육 주제의 탈인형극 공연도 함께 열렸다.

한신균 시 안전총괄과장은 "재난취약대상시설 특성화 맞춤형 훈련으로 마련한 이번 훈련은 5월을 맞아 어린이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기획했다"며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