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교총, 배구대회 신분차별 논란... "비정규직은 3선에 서라"

2016-05-16 15:46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직원 배구대회를 열면서 '비정규직은 3선'에 서게 해 신분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부산교총은 부산지역 초등 306개 학교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26개 지구별로 1, 2, 3선에 각 3명의 선수가 배치되는 9인제 배구대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선수 배치를 놓고, 1, 2선에는 정규직, 3선에는 이주노동자, 기간제 교사 등 비정규직이 배치해야 하도록 했다.

16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는 "부산교총 북부 4지구에서 올해 배구대회 운영 규정을 마련하면서, 비정규직을 3선에 서게 하는 등 차별을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본부]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교총 북부 4지구는 올해 대회 운영지침을 마련하는 대표자 회의를 이달 초 열어 대회 일정과 대진표를 확정하면서 대회운영 규정을 마련했다.

공문에 따르면 북부4지구는 10개항으로 만든 대회운영 규정을 만들면서 '무기한 계약직을 포함한 정규직이 1선, 혹은 2선에 선다. 기타 무기 계약직이 아닌 경우와 스포츠 강사 및 원어민은 모두 3선에 배치해야한다. (기간제 교사도 3선에 배채해야 한다)'라는 조항을 담았다.

북부 4지구의 회의결과 조항이 담긴 대회운영 규정이 북부 4지구에 속해 있는 10여 곳의 학교에 전달되자 기간제 교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이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는 성명을 내고 부산시교육청 차원의 진상조사와 함께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또, 이와 관련해 이주민 인권보호와 차별해소를 위해 활동하는 (사)이주민과함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원단체에서 고용형태에 따라, 국적에 따라 철저히 차별하고 있다는 것은 큰 충격"이라며, "부산시교육청에서 현재 진행중인 부산교총 주최 배구대회의 차별행위를 즉각 중단토록하고, 사건에 대한 조사, 시정조치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부산교총은 "체격 조건이 좋은 원어민 강사나 스포츠 강사가 1선에서 뛰면 학교간에 경기력이 너무 큰 차이가 나기때문에 뒤쪽에 서게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해명하며, "기간제 교사를 3선에 배치한 것은 잘못된 것으로 4지구에 시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54회를 맞이한 부산교총회장배 초등학교 교직원 배구대회는 친목도모의 목적으로 개최하는 대회로, 장학지구별 대표자가 모여 일방적인 게임보다는 함께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임의의 규정으로 지구에서 합의해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