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현대상선 살리기에 올인"…사채권자·해외선주가 남은 카드

2016-05-16 18:26

현대상선 해외 선주 5곳은 오는 1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용선료 협상을 하기로 했다. [사진=장슬기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산업은행이 현대상선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18일로 예정된 해외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과 이달 말 열리는 사채권자집회가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카드다.

16일 산업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 조디악, 그리스 다나오스 등 해외 선주 5곳은 18일 한국을 방문해 산업은행 본점에서 용선료 협상을 실시키로 했다.

이날 협상에는 현대상선 측과 금융당국, 주채권은행인 산은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산은은 현대상선의 정상화 지원 의지를 담은 '콤포트 레터'를 발송해왔고, 이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용선료나 사채권자 협의에서 하나라도 틀어지게 되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의 길을 걷게 된다"며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도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이는 곧 경쟁력을 잃어 최악의 상황에 떨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디얼라이언스는 우리나라 한진해운을 비롯해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NYK·MOL·K-LINE, 대만 양밍 등 6곳으로 구성돼 있다. 아직까지 현대상선은 제외된 상태다.

그러나 산은 측은 이에 대해 "현재 추진 중인 정상화 계획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참여 여부가 유보된 것일 뿐 아예 배제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며 현대상선에 대한 정상화를 지원키로 했다.

이달 말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의 분위기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경우 사채권자들도 돈을 받기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채권자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이어지고 있어 앞서 부결된 사채권자집회보다는 다소 이견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렇다보니 산은 입장에서는 가장 큰 장벽이 '용선료 협상'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해외선주들을 직접 만나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대상선은 20일까지 채권단에 최종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현대상선이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은 계약 상대방마다 선박의 종류, 인하폭 등이 제각각이다. 하지만 총 용선료의 28.4%(3년6개월간 약 7200억원)를 인하하는 것이 목표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외국 선주들이 직접 한국을 찾는 다는 것은 어느 정도 협상의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느냐"며 "아직 매우 긍정적이라곤 할 수 없지만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