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4.13 총선 이후 한 달만에 이병기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을 교체하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하면서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청와대 조직과 참모진의 진용이 새롭게 갖춰졌다.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이후 여당 내부와 야권 등 정치권은 국정 쇄신 방안으로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기해왔고, 박 대통령이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협치 가능성을 타진했던 지난 13일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의 청와대 회동 후속 조치로도 여겨진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상황이 위기라는 점을 내세우며 국면전환용 인적쇄신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소폭으로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과 함께 향후 개각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집권 후반기 국정을 ‘경제’에 중심을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정책을 중단 없이 강력하게 추진해나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출범부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온 안종범 경제수석을 국정과제 컨트롤타워인 정책조정수석으로 승진시키고,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이자 여당의 경제통으로 안 수석과 손발을 맞춰온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경제수석으로 투입한 것은 이같은 박 대통령의 의지를 방증하는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지난 13일 청와대 회동에서 박 대통령과 3당 대표 간에 분기별로 1회씩 회동을 정례화하고,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이 민생경제 현안점검 회의를 조속히 열기로 하는 등 6가지 성과에 따라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면서 청와대가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중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에는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노동개혁법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등 노동현안,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누리과정 예산 등 야당이 주장하는 의제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도 험로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조만간 개최될 예정인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 간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는 여야정 회의체로 자리 잡으면서 현안 조율을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3당 정책위의장과 관계 장관들이 수시로 만나서 현안들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점검하는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쟁점현안의 내용을 놓고선 기존 입장을 유지한 만큼 노동개혁법안 등 각론 전투에 들어간다면 여야정 협의체가 제대로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이 회의에서 쟁점현안이 결론나지 않는다면 결국 주요 과제들은 9월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과 3당 대표 회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고, 이 자리는 협치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