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1조원대 이란 화장품 시장…업체들 선점 위해 잰걸음
2016-05-11 07:31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화장품의 이란 수출 장벽이 낮아지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한껏 고무됐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화장품 시장의 매출 증가가 기대돼서다.
1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한국과 이란 정부 간 화장품 실무협의회가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이란은 물론 주변국에 진출했거나 진입을 시도하는 업체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국내 화장품의 이란 수출에 필요한 현지 당국의 제조공장 실사를 면제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화장품을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 중이라는 증빙 서류도 제출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란발 훈풍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코오롱글로벌이다. 이 업체는 최근 국내 화장품 업체인 코스온, 이란 방송연기금의 무역투자전문 자회사인 JBP와 함께 한국 화장품 유통 전문회사를 세우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합자회사는 1000만 달러(약 117억원) 규모의 법인으로, 양해각서 체결 소식과 함께 코오롱글로벌 주식도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앞서 중동을 공략에 나섰던 업체들도 유리한 위치에 섰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6년 요르단에 진출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에 5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직 이란으로의 구체적인 진출 여부는 검토 중이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모리의 경우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에 매장을 열며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란의 총판 업체와 계약을 완료하고, 현지에서 제품 등록을 진행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품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중동에서 인기가 많은 산양유 미백 제품이나 마스크팩 위주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조사 실사 과정이 생략되면서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업체인 코스맥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스맥스는 국내 화장품 업체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아 놓은 상태다. 할랄 인증은 무슬림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만큼 이란은 물론 중동 진출에 유리한 상황이다.
한편 이란의 화장품 시장은 10억 달러(약 1조1631억원) 규모로, 세계 7위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