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도박천국' 마카오 vs 수렁에 허덕이는 '쇼핑천국' 홍콩
2016-05-02 10:53
4월 마카오 카지노 매출 한 자리수 감소…예상 밖 선전
홍콩은 관광객 씀씀이 감소로 '침체' 여전
홍콩은 관광객 씀씀이 감소로 '침체' 여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도박천국’ 마카오 경제가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홍콩은 ‘쇼핑 천국’ 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마카오 도박조사국(GICB)에 따르면 지난 4월 마카오 카지노산업 수입이 173억4000만 파타카(약 2조5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마카오 카지노업 수입은 전년 대비로는 2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감소폭은 전달의 -16.3%에서 크게 좁혀진 데다가 두 자리수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이에 마카오 카지노업 불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마카오 6대 카지노기업의 주가지수는 16% 급증했다.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이 460억 달러 증발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올해에만 마카오에서 41억 달러를 투입해 케이블카 등이 설치된 윈 팰리스와 에펠탑 형태의 샌즈 차이나 코타이스트립 파리지앵 등이 완공되는 게 대표적이다. 마카오 정부도 지난달말 발표한 5개년 발전 계획에서 카지노업체들의 비(非) 카지노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14년의 6.6%에서 2020년까지 9%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마카오와 마주하고 있는 홍콩은 여전히 소비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홍콩 통계처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홍콩 관광객 수는 9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소매판매액이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7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홍콩 고급시계 전문점 할위너는 올해 홍콩 매장 2개를 폐쇄하고, 대신 마카오에 9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 쇼핑업의 최대 라이벌이 마카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홍콩 소매업은 소비 대목으로 여겨졌던 노동절 연휴도 별로 반기지 않는 눈치다.
관광청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1% 늘어난 20만 명을 돌파했다. 노동절 연휴간 전체 관광객 수는 9.1% 늘어난 25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고된다.
하지만 관광객의 씀씀이는 크게 줄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홍콩 중심가 침사추이의 한 드럭스토어 관계자는 "1인당 평균 소비액이 지난 해 300홍콩달러에서 100홍콩달러로 줄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노동절 연휴 매출이 7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번화가인 홍함의 한 초콜릿숍 관계자도 "관광객의 소비가 2년 전의 10분의 1밖에 안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