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더티 하리' 대선 경쟁 선두

2016-04-28 16:15
범죄와의 소탕 공약 큰 인기

[사진=아주경제 DB] 필리핀 대선후보 주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오는 5월 9일 실시되는 필리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성폭행 사건에 대한 '막말'로 국내외 논란을 일으킨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디바오 시장이 강력한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 (ASWJ) 보도에 따르면 선거 2주 전에 실시된 아시아 펄스 여론 조사에서 두테르테는 35%의 지지율로 25%를 차지한 그의 최대 라이벌인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47)을 크게 앞섰다.

지방검사 출신인 그는 1988년부터 무려 28년동안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의 시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각종 범죄가 창궐하는 필리핀에서 강력한 범죄 소탕작전을 벌여 질서와 안정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해 '더티 하리'라는 별명과 함께 재계로 부터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모든 범죄자들을 처단해 피바다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는 "군.경을 동원해 범죄인을 체포하고 사냥하겠다"고 최근 한 비지니스 클럽 연설에서 말했다.

두테르테는 막말로도 인기를 모으는 정치인이다. 그는 최근 유세 중 1989년 다바오시 교도소 폭동을 언급하면서 당시 인질로 잡혔다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미국 여배우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호주와 미국 대사들로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두 대사들이 "입을 닥치지 않으면" 양국과 외교관계를 단절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치 평론가인 라몬 케이스플은 두테르테의 무분별한 스타일이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 했다.

그는 두테르테의 "신속한 문제 해결 아이디어가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안에 범죄를 소탕하겠다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 그러나 그는 가장 에너지 넘치는 후보이며 선거 공약을 가장 많이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가  남부도시 디바오 시장 재임기간 동안 자경단을 조직해 재판 절차도 없이 수천명을 처형한 사실을 부각 시키면서 그에 대한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