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리더십 통했다...삼성전자 '어닝서프라이즈'

2016-04-28 15:1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박선미·한아람 기자 =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달성했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본격적인 실적 상승세를 탄 데에는 외형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 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조6800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5조9800억원)보다 11.7% 증가했고 전 분기(6조1400억원)보다는 8.7% 늘었난 수준이다. 

1분기 매출은 49조78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7% 늘었고 전 분기보다는 6.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3.4%로 한창 실적이 좋았던 시절의 15%대에 근접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25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3%나 늘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낸 배경에는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은 이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당장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의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IM부문은 1분기에만 3조8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 분기(2조2300억원)보다 무려 74%나 급증한 것으로, 7분기 만에 최고 실적이기도 하다.

갤럭시S7시리즈는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린다'는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담겨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술을 과시하기 보다 카메라와 방수방진 등 실용적 성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갤럭시S7을 조기출시 한 점, 중저가 라인업을 간소화한 전략 등도 IM 실적향상에 한몫 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전작(갤럭시 S6)과 비교해 상황이 매우 좋다. 특히 엣지 모델은 북미와 서남아시아 등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상황"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라인업의 간소화를 통한 비용 효율화를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 등 DS(부품) 부문도 글로벌 시장 침체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체 부문은 2조6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마이크론이나 도시바 등 경쟁업체들이 극심한 침체를 겪은 데 비해 안정적인 성적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가절감과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선사업과 반도체사업이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와 CE 사업도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

LCD 디스플레이는 시장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데다 TV 패널의 수율(불량없는 양산비율)도 차츰 안정화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OLED는 외부 거래선 확대로 양적 증가를 기대한다.

한편 이 부회장의 '주주환원정책'은 계속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약 2조원 규모의 3회차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29일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보통주 130만주, 우선주 32만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연간 발생하는 프리캐시플로(순현금수지)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주주환원정책은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배당을 늘리면 주주에게 환원되는 돈이 늘어나고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중에 유통하는 주식 수가 줄어 주가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이를 두고 재계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주주친화정책을 편 것으로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