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불량 바퀴로 53일이나 운행…선로 관리도 부실
2016-04-27 16:55
철도차량 및 시설물 안전관리 실태 감사 안전불감즘 '심각'
아주경제 주진 기자= KTX 열차가 '불량 바퀴'로 최대 53일, 8만7916㎞를 운행했다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철도차량 및 시설물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KTX 열차 바퀴와 레일과의 충격으로 바퀴에 파임현상이 발생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열차를 운행했다.
감사원이 2014년 1월∼2015년 10월 바퀴에 파임현상이 나타난 열차 3027건을 조사한 결과 21.7%에 해당하는 655건의 경우 즉각 정비를 하지 않은 채 최대 53일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행거리 기준으로는 최대 8만7916㎞를 운행한 뒤 바퀴를 정비했다.
열차 바퀴의 파임현상은 탈선의 주요 원인으로, 관련 규정에 따르면 파임현상이 발생하면 즉각 바퀴를 둥글게 깎은 뒤 운행을 해야 한다.
또 선로상에서 일반 열차의 궤도를 바꾸는 설비인 분기기 관리에도 문제가 많았다.
감사원이 2005∼2014년 발생한 일반열차 탈선사고 46건을 조사한 결과 총 28건이 분기기 이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들 사고가 발생한 구간 가운데 통행량이 많은 분기기 구간 20개를 표본 조사한 결과 8개 구간에서 선로 간격이 허용 기준을 초과했는데도 최장 1년 동안 보수하지 않고 방치를 했다.
감사원은 또 지난 2011∼2015년 11월 KTX 열차의 동력 전원을 제어하는 부품인 인버터가 고장이 나 전원이 차단됐고, 결과적으로 열차의 엔진 역할을 담당하는 모터블록이 연평균 170차례에 걸쳐 작동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모터블록은 기관실이 있는 KTX 열차의 양쪽 끝에 있는 각각 3개씩 총 6개가 설치돼 있는데 이 가운데 4개 이상이 작동하지 않으면 열차가 멈출 수 있고, 1∼3개가 작동하지 않으면 속도가 느려진다.
다만 한 열차에서 4개 이상이 작동을 멈춘 경우는 발생하지 않아 다행히 열차 운행이 중단된 경우는 없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특히 모터블록 차단 현상을 해결하려면 소프트웨어를 변경해야 하지만 한국철도공사는 계속적으로 부품만 교환하는 '땜질식 처방'을 내놓아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 밖에 감사원은 2010년 8월∼2015년 12월 KTX 열차의 견인전동기를 냉각시키는 송풍기 60대가 고장이 난 사실을 확인하고, 송풍기만을 교체할 것이 아니라 신뢰성이 확보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 송풍기를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