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피살,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 소행 유력
2016-04-27 07:15
[사진=트위터 @AnneBayefsky ]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방글라데시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줄하스 만난과 그의 직장 동료가 25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 단체로 추정되는 괴한에 의해 살해됐다고 연합뉴스가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들을 위한 행진을 도와 극단적인 종교 세력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는 형법 상 동성애를 범죄로 여기고 있다.
줄하스 만난은 방글라데시의 유일한 성소수자 잡지인 루프반(Roopbaan)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함께 살해당한 피해자는 이 잡지의 집행위원인 마흐붑 토노이로 확인됐다. 만난은 또 미국국제개발처에서 일해왔며 미국 대사관에서 의전을 담당해왔다.
사건 당일 젊은 남성 5~6명은 수도 다케에 있는 만난의 집으로 찾아가 택배가 왔다고 속인 뒤 흉기를 휘둘렀다.
그들은 먼저 경비원들을 공격한 후 만난의 집 안에 들어가 만난과 친구를 살해하고 도주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들은 총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방글라데시의 한 대학교수가 괴한에 의해 살해당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사건 역시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가 자신들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성명을 발표해 "방글라데시 정부가 위협받고 있는 인권활동가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