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SLBM의 기술, 이르면 2∼3년내 실전배치 수준
2016-04-24 13:56
北 "잠수함 미사일 시험발사 대성공" 주장…김정은 참관
최소 사거리 300km 못미친 30㎞ 비행… 실패 추정
최소 사거리 300km 못미친 30㎞ 비행… 실패 추정
아주경제 주진 기자 =북한이 지난 23일 동해상에서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한명 '북극성-1') 시험발사는 작년 12월 시험발사에 비해 여러 면에서 진전된 것으로 평가돼 이르면 2∼3년 안에 북한의 SLBM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이번 SLBM 시험발사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관 하에 진행됐으며 '대성공'을 거뒀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번 SLBM 시험발사에서 '최대 발사심도에서의 탄도탄 랭발사체계 안정성'을 검증했다고 보도했다. 신포급 잠수함이 최대한 깊은 곳에서 SLBM을 쐈다는 얘기다.
북한은 작년 11월 잠수함에서 SLBM 발사를 시도했으나 SLBM이 발사관을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해 선체가 파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듯 노동신문과 중앙TV는 SLBM이 잠수함 발사관을 빠져나오는 장면을 수중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잠수함이 수심 20∼30m에서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할 때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정확하게 어느 정도 깊이에서 SLBM을 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SLBM 수중 사출시험 단계를 넘어 초기 비행시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LBM은 보통 지상 사출시험, 수중 사출시험, 비행시험에 이어 잠수함에서 유도장치를 탑재한 SLBM을 쏴 목표물에 맞추는 시험발사를 거쳐 실전배치된다.
북한이 비행시험 단계에 진입했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 차례의 비행시험을 거쳐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우리 합참은 북한이 이번에 쏜 SLBM은 최소 사거리인 300㎞에 크게 못 미치는 30㎞를 비행한 데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험발사는 실패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북한의 SLBM 기술이 날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이 작년 5월 SLBM 수중 사출시험을 처음 공개했을 때만 해도 북한의 SLBM 실전배치에는 4∼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현재 SLBM 기술 수준을 볼 때 2∼3년 안으로 실전배치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깊은 바다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잠수함이 쏴올리는 SLBM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에 SLBM은 가장 위협적인 핵투발 수단이 될 수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번에 SLBM을 기습 발사한 것은 핵탄두 투발수단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북한이 준비 중인 5차 핵실험은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화된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시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군과 정보당국은 관측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 성공한다면 북한은 사실상 핵탄두를 소형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할 계획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동해안 북부 지역에서 운용할 경우 SLBM도 탐지·요격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사드도 SLBM 방어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SLBM을 탑재한 북한의 잠수함을 실시간으로 무한정 추적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번 SLBM 발사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최근 5차 핵실험 징후를 보이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안보리가 언론성명 또는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의장성명 수준의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도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 및 유엔과 대응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혀 안보리 이사국들과 협의를 거친 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