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신실크로드를 가다] 베트남에서 사랑받는 한국 식품
2016-04-25 06:35
(베트남 호찌민시)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한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 한국 식품 인기가 높아져 아예 매대를 따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고현무 이마트 베트남 호찌민시 고밥점 팀장)
한국 식품기업들이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방문한 베트남의 이마트 고밥점과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는 삼양라면, 웅진식품의 아침햇살은 물론 과자·김 등 한국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 쌀로 만든 뻥튀기까지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베트남에 한국 식품회사 최초로 진출한 대상의 미원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원을 사용하는 베트남 식당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상은 1994년 미원 베트남(MIWON VIETNAM CO.LTD)을 설립하고 2006년부터 본격적인 MSG 생산·판매를 시작했다. 2006년 70억원 수준이던 MSG 매출액은 2011년 이후 800억원을 넘어섰다.
사업 시작 당시 일본의 ‘아지노모토(Ajinomoto)’, ‘아원(A-one)’ 등의 식품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였다. 하지만 대상 직원들은 거래처를 일일이 방문해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을 알리며 시장을 넓혀 나갔다.
베트남 MSG 시장은 18만t 규모로 추정되며, 미원베트남은 연간 2만t의 MSG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 김치도 현지 식탁에 자주 오르는 메뉴가 됐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최근 교포가 운영하는 베트남 1위 김치 업체인 옹킴스를 인수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서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98%를 넘고, 경험률이 75% 수준인 점을 감안했을 때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김치 시장이 3년 전보다 40% 이상 성장하는 등 성장 전망이 높다"며 "현지 절임 문화에 한식 개념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현지화된 김치와 본래의 한국 김치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제과 시장에도 한류 바람은 거셌다.
오리온은 현지에 본격적으로 진출한지 10여년 만에 현지 최대 제과업체인 낀또사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딘 오리온은 2006년 호찌민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듬해인 2007년 26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0년에는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 상반기에는 누적 매출이 1조원에 달했다.
특히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민 파이로 자리매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에서의 고성장은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들이 이끌고 있다"며 "포카칩, 고래밥, 오! 감자 등 스낵류는 현지 매출의 25%를 차지하며 핵심 카테고리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인삼 제품의 경우 베트남에서 ‘짝퉁’이 유통될 정도로 인기다. 이를 반영해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는 1층 계산대 바로 옆에 한국 인삼 코너를 마련해 판매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며 이외에도 많은 한국 중소기업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관장은 현지에서도 고급 브랜드로 인식돼 일반인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며 "인삼뿌리에서부터 인삼차, 인삼캔디, 인삼캡슐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