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 현실성 있나?
2016-04-21 08:17
가장 큰 피해자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 경제성장도 어려워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굳건히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그가 내놓은 공약들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어지는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이민, 경제, 국방 모두 미국이 중심이며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이래야 한다’라는 주장이 대중에게 통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을 위해서라며 내놓는 일련의 공약들을 따지고 보면 그 의도와 실제 예상되는 결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미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매기자고 주장했다. 주장 자체가 미국 이익, 미국의 기업을 보호하는 듯한 발언이다.
하지만 2015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규모는 5980억 달러였는데 이를 통해 신발부터 스마트폰까지 수많은 제품을 중국에서 제조하고 들여와 미국 내 상품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트럼프의 주장대로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가 부과되면 인상분 중 20%는 미국 기업들이 부담하고 25%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구조가 되며 상품가격은 25% 오르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즉 미국 소비자가 중국산 제품을 사는 데 치른 돈의 적잖은 부분은 결국 미국인의 소득인데 이것이 줄어드는 것이다. 중국 제품을 1달러 어치 사면 55센트는 그 제품을 운송하고 판매하고 홍보한 미국인들의 몫이다.
또 하나 더 고려해야 할 점은 중국 정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거나 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억제하는 쪽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에 저항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애플, 스타벅스, 보잉을 비롯해 수많은 미국 기업들에 중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 정부가 작심하고 미국 기업의 활동을 억제하려 들면 미국 기업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임금이 낮은 개발도상국과의 경쟁, 자유무역으로 미국인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트럼프의 지적 자체를 틀린 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관세를 올리는 방법으로 중국과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너무 단순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