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韓 찾은 시스코 CEO, 재계 총수들과 연쇄 회동
2016-04-19 16:59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시스코 최고경영자(CEO)가 19일 국내 굴지의 재계 총수들과 연쇄 회동에 나서면서 사업 협력에 나섰다.
척 로빈스 시스코 회장은 이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회동을 시작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면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코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로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을 공급하는 정보통신 분야(ICT) 글로벌 리딩 기업이다. 시스코는 인터브랜드가 선정하는 브랜드 순위에서 지난해 15위(브랜드 가치 298억5400만 달러)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전 세계 네트워크 장비 부문에서 점유율 1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첫 회동은 현대차를 선택했다. 로빈스 회장은 이날 오전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커넥티드 카’ 개발을 논의했다.
현대차와 시스코는 상호 협력을 통해 커넥티드 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개발하려는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기존 차량 네트워크와 비교할 때 획기적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고 차량 내 여러 장치와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현대차는 미래 커넥티드 카의 기초 인프라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의 확보와 함께 클라우드, 빅데이터, 커넥티드 카 보안 기술로 구성되는 커넥티드 카 통합 인프라 개발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시간과 공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하게 될 미래 커넥티드 카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놀랍고 새로운 생활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번 협업은 현대차가 주도하는 미래 커넥티드 카 및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조기에 현실화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스 회장는 “이번 협업을 통한 기술적 혁신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 즉, 디지털화를 통한 파괴적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커넥티드 카, 보안, 대용량 커뮤니케이션 전 부문에 걸친 기술에서 앞선 양사의 경쟁력이 업계 선두 플랫폼을 구축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외에 양사는 커넥티드 카 모의 테스트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해 커넥티드 카 기초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이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커넥티드 카의 데이터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규 기술들을 검증하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양사는 이 프로젝트에 국내 스타트업(벤처기업)을 참여시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 로빈스 회장은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을 만나 양사간 서버 사업, 사물인터넷(IoT) 관련 비즈니스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는 서버 사업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사업 관계를 맺어왔다. 삼성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 등을 시스코에 공급해왔다.
아울러 시스코는 보안상의 이유로 함구하고 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ICT 관련 정부 부처 고위관계자,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사 대표와의 회동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