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독과점 맥주시장 경쟁 촉진할 방안 모색"

2016-04-17 17:24
'2013년 기준 시장구조조사' 발표…정유·승용차·반도체 등 56개 산업 독과점 유지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맥주·담배·위스키 등 일부 독과점 구조가 유지되는 산업의 경우 경쟁이 제한돼 소비자의 후생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우선 맥주시장의 경쟁 촉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17일 공정위에 따르면 통계청의 광업·제조업 조사를 바탕으로 한 '2013년 기준 시장구조조사'에서 상위 3개 업체가 국내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산업 수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구조조사는 산업별, 품목별 시장에서 상위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파악하는 조사다. 조사 결과 광업·제조업 분야의 시장 집중도는 직전 조사 때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2009∼2013년의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은 정유, 승용차, 화물차, 반도체, 휴대전화, 맥주 등 56개로 조사돼 직전 조사 때인 2년 전보다 3개 줄었다.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은 5년간 1위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거나, 상위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은 전체 476개 산업 중 11.8%를 차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맥주·담배·위스키 등 일부 독과점 구조가 유지되는 산업의 경우 경쟁이 제한돼 소비자의 후생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우선 맥주시장에서 경쟁 촉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사진제공=아이클릭아트]


이번 조사에선 항공기용 엔진, 석탄 채굴, 제철 등 10개 산업이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으로 새롭게 추가됐고 인삼식품, 주방용 전기기기, 포도주 등 13개 산업이 제외됐다.

독과점구조 유지산업 수는 이번 조사에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이전 수준만큼 떨어지진 않았다.

독과점구조 유지산업 수는 2005∼2009년 43개에서 2006∼2010년 47개로 늘었다가 직전 조사 때인 2007∼2011년에 59개로 급등한 바 있다.

독과점 구조를 유지하는 기업들은 경쟁 제한 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영업이익률을 파악할 수 있는 독점구조 유지산업의 평균 순부가가치 비율은 33.4%로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인 27.3%보다 높았다.

특히 원유·천연가스 채굴(94.6%), 철 채굴(80.8%), 맥주(64.9%), 반도체(56.0%), 담배(55.0%) 등이 높았다. 특별한 경쟁 없이도 이익률이 높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매출액 대비 자체 사용 연구개발비인 평균 R&D 비율은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이 2.2%로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2.4%)보다 낮았다.

특히 정유(0.26%), 맥주(0.41%), 위스키(0.41%), 담배(1.31%) 등이 낮았다.

공정위는 담배, 맥주, 위스키 등은 순부가가치 비율이 평균보다 높으면서 R&D 비율이 낮아 소비자 후생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현재 맥주 시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