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애원에 동영상촬영만, 중국의 방관자

2016-04-17 12:41

화재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울부짖고 있는 피해자의 모습. 이 피해자는 결국 사망했다.[사진=시나웨이보]

화재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울부짖고 있는 피해자의 모습. 이 피해자는 결국 사망했다.[사진=시나웨이보]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화재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사람이 "살려달라"며 울부짖는 모습을 42초간 '차분하게'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중국 사회가 공분하고 있다. 중국 소방당국은 이례적으로 '경멸' '비열' 등의 거친 표현으로 촬영자를 비난했고, 중국 언론은 "시대의 치욕"이라며 개탄했다.

16일 중국 사법당국 기관지 법제만보(法制晩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화재 장면 촬영자의 잔인성을 드러낸 42초'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동영상은 지난 14일 오후 4시(현지시간)께 중국 광저우(廣州)시 화두(花都)구에 있는 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장면을 찍은 것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 촬영자는 창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탈출하려다가 방범용 쇠창살에 끼인 채 발버둥치는 한 남자의 모습을 42초간 촬영했다. 동영상에서는 이 남성이 절박하게 "살려달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동영상은 중국 인터넷에서 이미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광둥성 소방당국은 전날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해당 동영상은 실제 발생한 화재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며 "살려달라"고 외치던 남성은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그렇게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촬영할 수 있는가! 정말 무섭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 동방망(東方網)은 이 사건은 "시대의 치욕"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