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기원 감독의 도전 “V리그서 성적 내보고 싶었다”
2016-04-15 17:55
대한항공은 15일 “차기 감독으로 현 남자배구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고 있는 박기원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대표 감독직을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11년부터 2014년에 이어 지난 2015년 11월부터 남자배구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 박기원 감독은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다. 고마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박기원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1972년 뮌헨 올림픽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고, 이탈리아 폴리에 배구단, 2003년 6월에는 이란 배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하지만 유독 V리그에서는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LIG 손해보험 그레이터스를 이끌었지만 좋은 성적표를 얻지는 못했다.
박기원 감독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V리그에서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마음 한 켠의 아쉬움은 새로운 출발대로 베테랑 감독을 이끌었다.
16일 바로 대한항공에 합류할 예정인 박기원 감독은 “기회를 준 대한항공에 고맙다”며 “성급하게 출발하지는 않겠다.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 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하겠다. 물론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다.
바깥에서 본 V리그는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 박기원 감독의 생각이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을 비롯한 젊은 감독의 스피드 배구는 더욱 빨라졌다.
하지만 베테랑 감독은 젊은 감독들과의 스피드 대결에서 질 생각이 전혀 없다.
박기원 감독은 “수비, 블로킹 시스템이 정비되고 서브, 이단 연결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와야 스피드 배구가 될 수 있다”며 “교과서 같은 스피드 배구로는 상대 팀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빠른 배구에 대한항공만이 할 수 있는 색깔을 입히겠다. 스피드 배구는 매년 발전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5-16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정규시즌 4위에 그쳤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대전 삼성화재에 졌다.
박기원 감독은 “세터 한선수와는 대표팀에서부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김학민, 곽승석, 신영수 등 빠른 배구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국내 팬들에게 멋진 배구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한 베테랑 감독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