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가혹한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숨진 네 살배기 의붓딸을 암매장한 30대 계부 안모씨가 14일 재판에 넘겨진다.

청주지방검찰청은 이르면 14일 숨진 의붓딸을 암매장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안씨(38)를 기소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안씨의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반을 구성해 안씨의 혐의 입증과 안양의 시신 수습에 주력했지만 안양의 흔적을 끝내 찾지 못했다.

결국 검찰은 안씨의 구속 기한이 18일로 다가오면서 안씨의 진술과 지난달 18일 자살한 부인 한모씨(36)가 남긴 메모를 토대로 법리 검토를 거쳐 처벌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또 안씨가 진술을 번복하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과거 유사 사건의 판례분석도 마친 상태다.

검찰은 안씨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5년 전 안양을 암매장한 시간대에 맞춰 그와 함께 야산을 찾았고, 경찰에서 한 차례 실패했던 최면수사도 재시도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씨의 폭력에 따른 추가 혐의에 대해선 경찰과 검찰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의붓딸 안양을 비롯해 부인 한씨와 네 살배기 친딸까지 폭력을 일삼은 정황이 포착돼 상습폭행 및 상습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등 3개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종 기소 때 모든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상습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확인해봐야 할 부분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야산에 암매장된 안양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안씨의 공소유지에는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씨는 2011년 12월 25일 새벽에 부인 한씨와 함께 숨진 의붓딸 안양의 시신을 진천 야산에 몰래 암매장했다. 안양은 앞서 21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한씨가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어 숨졌다.

그러던 중 지난달 17일 안양이 다니던 학교 측에서 미취학 아동이 있다고 동주민센터에 연락을 취했고, 이를 수상히 여긴 한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당시 안씨는 숨진 안양이 "외가에 가 있다"  "고아원에 있다"는 등 거짓말로 경찰의 수사를 따돌리려 했지만 끈질긴 수사 끝에 결국 암매장한 사실을 자백했다. 

친모 한씨는 경찰의 압박 수사에 심적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8일 오후 10시께 자신의 집에서 번개탄을 피워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