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의 현대적 재해석…서세옥 개인전

2016-04-11 13:21
갤러리현대, 오는 12일부터 한국 수묵추상의 거장 산정 서세옥 전시회 열어

갤러리현대는 오는 12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정 서세옥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사진=갤러리현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추상수묵’이라는 새로운 경향을 주도한 한국미술계의 거장 서세옥(87)의 개인전이 열린다. 

갤러리현대(대표 조정열)는 오는 12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정(山丁) 서세옥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에 이어 개최되는 대규모 개인전이자, 갤러리현대에서 1974년, 1989년, 1996년 이후 20년만에 개최되는 네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장은 서 화백의 199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인간'시리즈 21점으로 채워진다. 대범한 붓질, 단순한 점과 선만으로 사람의 형상을 표현한 서 화백의 인간시리즈는 작가의 자화상이자 인류의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서 화백은 정통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회화를 시도해 왔으며 특히 1960년대의 수묵 추상을 통해 현대화 운동에 앞장서며 한국 추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서세옥 '기다리는 사람들', 1980년대 초반.[사진=갤러리현대 제공]


지난 2013년 한국 현대미술 영문 전문서 '한국의 현대미술-단색화와 방법의 긴급성'(Contemporary Korean Art-Tansaekhwa and the Urgency of Method, 미네소타대학 출판부)을 출판, 세계 미술계에 한국의 단색화를 알린 조앤기 미시간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이번 전시의 평론을 맡았다. 그는 평론 '먹(墨)으로 먹을 넘어서다'에서 한국미술사에서 서세옥의 위치와 영향력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미술계의 흐름에서 서 화백을 바라본다. 그는 "서 화백은 먹과 수묵 부문에서 이 시대 가장 현대적인 작가"라며 "자신의 시대를 위해서 그리고 다가올 시대를 위해 붓을 들었다"라고 평했다.

한편 서 화백의 어록 80편을 수록한 '산정어록'도 전시에 맞춰 출간될 예정이다. 그의 글 속엔 화가로서의 작품관뿐만이 아니라 90여 년 인생을 통해 체험한 삶의 통찰이 들어있다. 또한 '문인화가'로서 그가 창작해 온 한시도 담겨 있다. 

전시장 2층에는 서 화백이 '무엇을 왜 그리는가'에 대한 상념을 육성으로 기록한 영상 '도룡'(屠龍)이 상영된다. 10여 분의 다큐멘터리에는 서 화백의 시대정신이 오롯이 녹아들어 있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서 작가가 설명하는 도룡은 그가 가지고 있는 '화가'의 의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이 시대 원로로서 젊은 화가들이 지니고 있어야 자세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문의 02-2287-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