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마스터스골프] 스피스, ‘아멘 코너’ 12번홀(파3)에서 7타 쳐 2연패 물거품[종합]
2016-04-11 09:52
볼 두 차례 물에 빠뜨려 쿼더러플 보기…후반 첫 세 홀에서 6타 잃고 고개 숙여
흔히 “마스터스 우승은 최종일 백나인에서 결정된다”고 말한다. 메이저대회의 중압감, 오거스타내셔널GC의 유명한 ‘아멘 코너’(11∼13번홀), 빠른 그린 등으로 인해 4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챔피언을 지목할 수 없다는 뜻이 내포됐다.
6∼9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고 백나인으로 넘어간 스피스. 그의 발걸음은 화창한 날씨와 어울러 가벼워보였다. 그의 ‘난조’가 시작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스피스는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한 후 11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기록했다. 그래도 여전히 선두였다.
아멘 코너의 정점이자 ‘골든 벨’이라는 별칭이 있는 12번홀은 길이가 155야드밖에 안된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18개 홀 가운데 가장 짧다. 그렇지만, 많은 선수들의 눈물을 짜낸 곳이다.
스피스의 첫 티샷이 짧은 듯하더니 둔덕을 맞고 뒤로 굴러 물에 빠졌다.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1벌타를 받고 드롭 에어리어로 전진해 친 세 번째 샷은 뒤땅치기성 샷이 되며 또 물에 들어갔다. 다시 1벌타를 받고 그 자리에서 친 다섯번째 샷은 그린 뒤 벙커로 들어갔다. 6온 후 1퍼트로 마무리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파3홀에서 파보다 4타 많은 7타를 쳤으므로 쿼드러플 보기다. 스피스는 순식간에 선두 자리에서 내려갔다.
미국의 골프비평가 허브 워렌 윈드는 11∼13번홀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서는 기도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세 홀을 아멘 코너라고 이름붙였다. 아멘 코너의 희생양이 된 스피스는 “30분간 정말 터프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1931년 12번홀 자리에서 아메리칸 인디언의 무덤이 발견됐다고 한다. 인디언의 영혼 때문에 이 홀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미신이 있다.’고 전한다.
후반 첫 세 홀에서 6타를 잃은 스피스는 13, 15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잡고 선두 복귀를 노렸으나 16번홀(파3)에서 2.4m거리의 버디퍼트가 빗나간데 이어 17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잃고 대회 2연패의 꿈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