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년공화국, 소신있는 길을 걸어가다
2016-04-11 09:42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더욱 남자다워졌다. 소년이 아닌 청년의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그룹 소년공화국이 9개월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9개월 동안 곡 수집을 많이 하면서 여러 곡을 녹음했어요. 저희가 이제 데뷔 연차도 꽤 됐으니 정말 좋은 노래를 들려드려야겠다는 생각에 9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이제 컴백했습니다. 그간 연기를 배우는 멤버들도 있었고, 기타를 배우고, 운동을 하는 멤버들도 있었죠. 자기 개발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조금 더 좋은 곡을 받기 위해 컴백이 조금 미뤄진 것 같아요.”(선우)
지난달 30일 소년공화국은 세 번째 미니앨범 ‘비레볼루션’을 발매했다. 전 앨범인 ‘Hello’와는 정반대의 콘셉트다.
앞서 원준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번 소년공화국의 콘셉트는 그야말로 혁명이다. 짙은 화장과 함께 더욱 다크해진 분위기는 컴백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대중적이다’라는 이미지와는 좀 거리가 멀어보였지만, 그 안에는 멤버들의 소신이 담겨 있었다.
“사실 원래 콘셉트는 더 어두운 콘셉트였어요. 영화 ‘매드맥스’의 워보이들처럼 더 징그러운 느낌의 콘셉트였는데 너무 그쪽에만 치우치게 되면 대중 가수인 저희와 너무 동 떨어지는 음악이 될 까봐 조금 섞었어요. 대중 분들이 이해하실 수 있는 선에서 야성적인 이미지로 가자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처음엔 ‘우리가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라고 고민 했어요. 타고난 천성이 밝은 이미지인데 못되고 나쁘고 야만적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했죠. 그래서 9개월간 여러 가지 영화도 찾아보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다행히 느낌이 잘 묻어나는 것 같아요.”(원준)
“뮤직비디오에서 차에 불을 내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로 불이 나는 게 아니라 불이 나는 것처럼 티를 내야 했죠. 그런데 차 전체에 불이 붙어버렸습니다. 정말 큰일날 뻔 했어요. 당시에 연기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뮤직비디오 촬영이 끝나고 목이 아파서 2주 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선우)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뿐만 아니었다. 소년공화국 멤버들은 이번 컴백을 준비하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로 꽤 고생했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 참석하러 가던 길에 자동차 바퀴가 터지는 아찔한 사고가 생기는가 하면, 연습 중에 스피커가 터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또 멤버 민수는 안무 연습 도중 머리 부상을 당하면서 병원에서 통원 치료중이다.
실제로 멤버 민수는 부상으로 인해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부상 상태가 심각해 음악 방송 무대 전 병원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점프를 하는 안무가 있는데 연습실에서 연습하면서 조절을 좀 해야하는데 의욕이 너무 넘치다보니 연습실 천장에 머리를 박으면서 큰 부상을 당했어요. 당시 119가 오고 정말 놀랐죠. 병원에서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하는데 일주일 밖에 활동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상을 당해서 아쉬움이 컸나봐요. 그래서 통원 치료하면서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수웅)
자신들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민수는 무대에 올랐다. 그의 부상 소식을 들은 팬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그러나 멤버들은 민수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팬들을 안심 시켰다.
소년공화국은 지난 2013년에 데뷔해 올해 햇수로 4년차가 된 그룹이다.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다시 복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점이 그대로고, 또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팬 분들은 그대로인 것 같아요. 한결같이 좋아해주시죠. 변한 게 있다면..저희 외모라고 할까요. 하하하. 카메라 마사지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원래 잘생겼던 멤버들은 더 출중해졌습니다.(웃음) 멘털적인 부분은 더 강해진 것 같아요. 보통 저희 또래 친구들은 사회초년생인데 저희는 친구들에 비해 사회생활을 빨리 하다 보니 멘털이 강해졌어요.”(성준)
최근 가요계에는 소년공화국과 함께 여러 보이그룹들이 컴백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소년공화국 역시 이들과의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은 다른 아이돌 그룹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는 강점을 ‘음악’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들이 내세운 음악에 대한 자신감은 남달랐다.
“저희가 가장 내세울 수 있는 점은 바로 음악이에요. 저희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다르게 흔하지 않은 음악을 하죠. 그 시즌에 가장 유행하는 트렌드를 따르는 게 아니라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거예요. 트렌드와는 다르더라도 저희가 자신 있는 음악을 하는 게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멤버들 개인적으로 비주얼이 새로운 그룹이나 기존 그룹들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웃음)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어디에서도 자랑 할 수 있습니다.”(원준)
트렌디한 음악을 쫓지 않는 다는 건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음악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니즈는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은 확고했다.
“사실 그런 문제 때문에 회의를 많이 했어요. 대중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음악을 해서 한 순간적인 인기를 탈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생각하는 소년공화국의 스타일과 음악을 추구해 언젠가는 인정받을 것인지에 대해서요. 멤버들은 모두 후자를 생각했어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대중 분들이 알아주시고 좋아해주시리라 생각했거든요. 회사에서도 저희의 선택을 존중해주셨죠. 물론, 데뷔 초엔 시장의 흐름을 잘 모르니 회사의 뜻에 따랐지만 이제 조금씩 저희 의견을 수렴해주시더라고요. 그런 점에서는 참 감사드려요.”(원준)
대중들의 눈과 귀는 정확하다. 좋은 음악을 한다면 멤버들의 말처럼 언젠가는 대중들도 알아주리라 믿는다. 데뷔 후 한 번도 1위 트로피를 안아보지 못했지만, 소년공화국 멤버들은 소신있는 길을 걸어가리라 다짐했다.
“큰 사랑을 받아봤으면 좋겠지만 꾸준한 사랑을 더 좋아해요. 저희는 다음 앨범이 기대되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강한 이미지지만 앞으로 또 다른 변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당분간은 한국 활동에 집중하고 싶어요. 저희를 오래 기다려주신 팬 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는 게 이번 활동의 목표입니다. 활동 후에는 일본 공연이 계획 돼 있어요. 시간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지난해 유럽투어를 갔던 것처럼 많은 해외 팬 분들과도 좋은 시간 갖고 싶습니다. 올해, 많은 분들에게 소년공화국을 꾸준히 노출 시키고 싶어요. 작년에 앨범 한 장만 내서 아쉬웠지만 이번엔 많은 팬 분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저희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원준)
누구나 최고를 꿈꾼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최고의 자리는 올라갈 수 없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소년공화국 멤버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묵묵히 그 길만을 걸어갈 뿐이다. 언젠가는 최고의 자리에 오를 그날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