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르포] 마포갑 안대희 vs 노웅래, 전직 대법관과 터줏대감 사이 진검승부

2016-04-11 11:48

지난 10일 서울시 마포구 신촌역 인근에 20대 총선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사진=이정주 기자]
 

아주경제 이정주·한아람·서동욱 기자 = “여기는 노웅래가 (일을)많이 했지. 의원 시절에 지역 민원도 잘 들어주고 평판이 좋아요”

“지역구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중앙 정치의 도움을 받으려면 집권당 후보가 한명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안대희 정도 거물이면 또 나쁘지 않다고 봐요”

4·13 총선을 사흘 앞둔 지난 10일 마포갑의 여론은 팽팽하게 엇갈려 있었다. 공덕·염리·아현·대흥·도화·신수·용강동에 이르는 마포갑 지역구는 이곳에서 17, 19대 의원을 지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법관 출신의 안대희 새누리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이외 무소속 강승규 전 새누리당 의원, 홍성문 국민의당 후보, 이상이 복지국가당 후보가 마포구민의 표심을 공략 중이다.
 

안대희 새누리당 후보(오른쪽)가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이대역 인근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사진=한아람 기자]

 

◆3선 바라보는 터줏대감과 전략공천 전직 대법관

아현시장과 공덕동을 아우르는 마포갑은 노 후보의 텃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 후보가 이곳에서 17, 19대에 걸쳐 의원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선친인 노승환 전 의원이 오랫동안 다져놓은 ‘안방’이기 때문이다. 노승환 전 의원은 지난 1951년 마포구 공덕동 지역에서 민선 동회장으로 당선된 후 1958년 서울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8·9·10·12·13대 등 5대에 걸쳐 마포구에서만 5선 의원을 지냈고 38, 39대 마포구청장을 역임했다. 이번 출마로 3선을 바라보는 차남인 노 후보는 선친의 후광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현동에 거주하는 김모(63·남)씨는 “여기 아현동 주변에서 오랜 산 사람들 중에는 노승환 의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노웅래도 아버지 덕 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친도 여기서 잘 했지만 노 후보도 상대해 보면 인덕이 있다”며 “선거철이 아니더라도 365일 친목 모임 등을 찾아다니며 스킨십을 잘 유지한다”고 노 후보를 치켜세웠다.

아현시장 인근에서 만난 오모(49·여)씨는 “아직 날짜가 남아서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한다”며 “공약은 다들 좋은데 진짜 실천하는지 봐야 알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노 후보는 지역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임기 중에 어려운 사람 많이 찾고 주민들과 많이 소통하고 얘기 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갑자기 (이 지역에)와서 누군지도 잘 모르고 대법관 출신이라 그런지 인사할 때 보면 친근하기보다 뻣뻣한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최고위원으로 영입한 전직 대법관 출신이다. 지난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안 후보는 당초 고향인 부산 해운대 출마를 고려했으나 당의 요청에 따라 마포갑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 후보는 마포구에 위치한 숭문중학교를 졸업했다. 노 후보처럼 마포구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그는 이 이력을 바탕으로 마포 주민들에게 홍보를 펼치고 있다. 고향인 부산을 떠나 중앙당의 요청에 따라 험지에 도전한 만큼 새누리당 중앙당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이곳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도 공덕역에서 안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다.

이대역 인근에서 정육점을 운영 중인 박모(49·여)씨는 “자사고니 숲길이니 지역 공약은 (모든 후보들이)일단 내세우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번지르르하게 내우기만 하고 지키진 않으니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워낙 이쪽에서는 노웅래 후보가 유명하긴 한데 (노 후보가)잘 했다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포구 도화동에 사는 김모(69·남)씨는 “지역이 잘 되려면 아무래도 정부나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이왕이면 정부 예산 확보 등에서 유리한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웅래 더민주당 후보(왼쪽)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공덕동 공덕성당 근처에서 선거 유세 도중 한 시민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서동욱 기자]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의 1위 노웅래, 추격하는 안대희

마포갑 지역은 지금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노 후보와 안 후보의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안 후보가 노 후보를 오차범위까지 추격했지만 노 후보가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일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노웅래 33.5%, 안대희 30.1%, 홍성문 10.4% 등을 나타냈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적극 투표층의 경우, 노웅래 39.2%, 안대희 28.2%로 노 후보가 11%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이에 앞서 YTN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6일 발표한 결과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로 노 후보가 선두를 달렸다. 이 발표에서는 노웅래 47.4%, 안대희 27.0%를 기록, 2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서울경제 여론조사는 지난 5~6일 서울 마포갑 선거구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514명을 대상으로 했다. 유선ARS·유선전화면접·스마트폰앱 조사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