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출 금리는 내렸는데 중소기업은 상승 … 격차율 2년4개월만에 최고
2016-04-10 13:45
아주경제 전운 기자=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받는 대출금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올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연 3.83%(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다.
이는 전월보다 0.01% 포인트 낮지만, 기준금리가 1.75%에서 1.50%로 떨어진 작년 6월(3.77%)보다 0.06% 포인트 높은 수치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작년 7월 3.69%까지 떨어졌다가 8월에 3.74%로 올랐고 작년 12월 3.83%까지 상승하고 나서 석 달째 3.8%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은행의 대기업 대출금리는 올해 2월 3.23%로 작년 6월(3.33%)보다 0.1% 포인트 낮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작년 11월 3.25%에서 12월 3.29%로 상승했지만, 올해 1월 3.22%로 하락했다.
작년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을 반영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금리가 모두 올랐다가 올해 대기업 대출금리만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금리 격차는 작년 12월 0.54% 포인트에서 올해 1월 0.62% 포인트로 커졌고 2월에도 0.6% 포인트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격차가 0.6% 포인트 이상 기록하기는 2013년 9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이는 은행들이 보통 기업의 부도 확률 등 신용위험을 감안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기가 나쁜 시기에 중소기업의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등 보수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올해 2분기 -9로 1분기(-6)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태도지수가 음(-)이면 금리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회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경기가 좋지 않으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금리 격차가 커졌다"며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