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르포] 접전 예상되는 세종, '친노 좌장' 이해찬 vs '박근혜 키즈' 박종준

2016-04-07 15:5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역 앞에서 박종준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세종) 윤정훈 기자 = 4·13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행복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를 방문했다.

이곳의 20대 총선 유권자는 약 16만7763명으로 4년 전보다 약 100% 증가했다. 세종시 전체 인구는 22만여명이며, 평균연령은 31.4세로 전국평균 40.7세에 비해 10살 가까이 어리다. 젊은 도시인 만큼 야권 성향이 강하며, 이는 이전 교육감과 시장 선거에서 드러났다.

이번 세종시 선거는 '일여다야(一與多野)'의 구도로 형성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실 차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와 노무현 전 정부의 총리를 역임한 이해찬 후보의 승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해찬 무소속 후보가 6일 세종특별자치시 도담동 중앙타운 인근에서 거리 유세를 진행했다.[사진=윤정훈 기자]


◆ 세종 신·구도시, 지지 성향 갈려

2012년 처음 신설된 세종시 선거구는 크게 남쪽의 금강을 중심으로 한 신도시와 중앙의 조치원역을 중심으로 한 구도시로 나뉜다.

젊은층이 많은 신도시는 야당 성향, 구도시인 조치원은 여당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담동에서 2년째 살고 있다는 주부 장 모(36) 씨는 "아직 체육시설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면서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은 "야당 중에서 고를 거예요"라며 "야권이 분열돼서 고민하고 있다"고 야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도시에 사는 시민은 집 전화가 없는 곳도 많고, 여론조사에 거의 참여하지 않아 실제 선거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6일 오후 조치원역 인근 세종전통시장.[사진=윤정훈 기자]


이곳에서 약 8㎞ 떨어진 조치원역 인근에서는 60~70대 어르신과 자영업을 하는 상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종전통시장에서 노점을 하는 70대 여성은 "사람은 많은데, 옛날보다 장사는 안된다"며 "예전에는 야당이 많았는데,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하는 40대 남성은 "맨날 반대하는 당은 안 찍어줄 거야. 예전에는 야당을 많이 밀었다"라며 "일을 하게 만들어줘야지. 적당히 해야지"라고 야당에 대한 푸념을 쏟아냈다.

조치원에서 30년 동안 택시를 몰았다는 60대 남성은 "우리가 보기에는 여당이 세다. 젊은 사람이 보기엔 다르지"라고 총선 후보를 평가했다.

◆ 이해찬의 '벼랑 끝 승부'…분열된 야권 표심 불안요소

7선에 도전하는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을 못 받자, 무소속 출마라는 강수를 던졌다. 세종 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 지역의 초대 국회의원으로 세종시 특별법 개정을 이끌고, 한솔동 방음터널 설치 등의 현안을 해결했다. 또 4년동안 교육부 특별교부금 293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야권 표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문흥식 후보, 구성모 국민의당 후보가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어 야권은 분열된 상태다. 

구 후보는 "남은 기간 토론을 잘하면 젊은 후보에게 승산이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에 빚이 없는 국민의당이 가장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성모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6일 오전 세종시 도담동 인근에서 전동 바이크를 타고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 박종준 "일 안하는 이해찬 심판해달라"

박 후보는 지난 5일 오후 조치원역 인근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많은 사람이 지역의 국회의원이 안 보인다고 한다"면서 "이해찬 의원은 19대 의정활동 평가에서 본회의 참석, 법안 발의 등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국회의원(이해찬)을 심판하는 일을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해줄 것"이라며 "직권 여당과 함께 지역 현안 사업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박 후보는 지난 2006년 이해찬 의원이 총리시절 3·1절에 골프 한 사실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당선되면 골프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해찬 의원에 비해 정치 경험이 짧은 것이 약점이다. 한솔동에서 공인중개사를 하는 40대 남성은 "힘이 있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선 의원이 뭘 하겠냐. 그래도 이해찬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