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서 양당 모두 리셋"…2위들 반란 거세져

2016-04-06 14:52
크루즈 압도적 승리…트럼프 추락화될 듯
샌더스 신드롬 재점화…"반전 역부족"지적도

[사진=테드 크루즈 선거캠페인 웹페이지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오늘밤은 바로 전환점입니다(Tonight is a turning point)"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테드 크루즈는 5일 밤(이한 현지시간) 위스콘신 경선에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이날 치러진 미국 북동부 위스콘신주 경선에서 2위를 달리던 크루즈와 샌더스는 모두 1위를 제치고 승리를 차지하며 경선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위스콘신에서 양당 모두 '리셋'(reset·재설정)됐다고"고 평가했다. 

◆  위스콘신 잃은 트럼프 '뼈아픈 패배'…"공화당 전당대회 열 가능성 높아져" 

위스콘신의 패배는 트럼프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것으로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불과 3주전만 하더라도 미국 현지 언론들은 위스콘신은 트럼프에게 매우 유리한 지역 중 하나로 손꼽았었다. 백인이 88%에 달하며, 공화당 유권자의 57%(2012년 공화당 프라이머리 기준)가 대졸 미만인 터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성향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제조업이 주를 이루고있어 트럼프의 자유무역 협정 반대 입장에 지지를 보내는 지역이었다고 CNN은 지적했다. 때문에 위스콘신에서의 패배는 트럼프의 진성 지지층의 '변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대대적인 반 트럼프 연대의 노력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번 경선을 앞두고 공화당 주류는 크루즈 선거캠프와 함께 트럼프 공격 선거광고에 엄청난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위스콘신의 '인기 주지사' 스콧 워커가 크루즈 지지를 선언하고 지역방송들 역시 반 트럼프 운동에 가담했다. 

트럼프가 낙태여성을 처벌 주장, 캠프 매니저의 여기자 폭행사건에 한국·일본 핵무장을 용인 등 도덕성과 외교능력 부족 등의 논란을 부르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크루즈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이날 위스콘신 승리 선언 회견에서 크루즈는 "우리가 공화당의 후보가 되기 위한 1237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 "당은 점점 단결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CNN은 크루즈의 승리로 인해 트럼프의 과반획득이 힘들어지면서 공화당 주류가 후보를 결정하는 7월 '중재 전당대회' 가 열릴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사진=버니 샌더스 트위터 캡처 ]


◆ 샌더스 최근 7개 중 6개 주서 승리…"우리의 캠페인은 시민을 위한 것"  

민주당에서는 잦아드는 듯 했던 샌더스의 바람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5일 위스콘신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샌더스는 자신이 '슈퍼 팩' 없이 개인들의 지원으로 경선을 치르는 후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캠페인은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샌더스가 승리한 데에는 '경제 메시지'가 주효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북부의 공업지대)를 대표하는 위스콘신에서 경제문제를 최우선시하고 반 무역 정서에 호소한 것이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졌다는 얘기다. 샌더슨 캠페인은 뉴욕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샌더스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점점 더 초조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뉴욕에서 많은 대의원을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샌더스는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 대부분의 지지를 얻었다"며 "소득불평등 문제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유권자들의 3분의 2도 샌더스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경선이 '힐러리 대세론'에 제동을 걸긴했지만, 7월 전당대회 때까지 샌더스가 클린턴을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대부분의 언론은 보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의 흐름을 볼 때 대의원 291명을 걸고 19일 뉴욕주에서 열리는 경선에서 샌더스가 승리를 챙길 가능성이 낮다고 CNN 등 현지언론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