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 흥행에도 현대상선 주가 뒷걸음질

2016-04-04 17:49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현대상선이 보유 중인 현대증권 지분(22.43%)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가격에 매각하기로 했음에도 관련주의 주가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61% 내린 2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째 하락세다. 개장 초반에는 2055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KB금융지주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 해소된 현대증권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전날보다 3.61% 떨어진 6400원에 마감했다.

인수 주체인 KB금융 주가는 전거래일과 같은 3만2150원에 장을 마쳐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는 KB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응찰가는 1조원대 초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은 일단 지배구조 불안정성은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이에 대해 정길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우발채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다"며 "수익구조 및 낮은 비용 효율성도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의 향후 주가가 현대증권 지분 매각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에 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전에 하나은행에 인수된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에 인수된 조흥은행 사례를 보더라도 일반적으로 피인수 회사 주가 흐름은 좋지 않았다"며 현대증권의 현 주가는 피인수기업으로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지주 주가가 보합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1조원대 고가매입 우려와 향후 평균 인수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향후 KB금융지주가 시가 수준이나 시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현대증권의 나머지 지분을 취득해 평균 인수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돼 주가가 보합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