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현대증권 매각 예상밖 흥행…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는?

2016-04-04 13:55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현대증권 매각이 예상 밖의 흥행에 성공하면서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히려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용선료 협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인 EY한영은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에 KB금융지주, 예비협상대상자에 한국투자금융지주를 각각 선정했다.

KB지주는 현대증권 인수가로 1조원이 넘는 가격을 써냈으며, 이번 주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최종 가격협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올 상반기 내 매각대금을 치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으로 들어오는 현금으로 우선 지난해 11월 현대증권을 담보로 현대엘리베이터 등에서 대여한 금액 4000억원을 대부분 갚게 된다.

나머지 금액은 당장 차입이 급한 상거래채권을 상환하는 운영자금으로 쓰고, 4조8000억원에 달하는 금융 채권은 최대한 만기를 연장해 시간을 벌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LNG 운송부문 매각(9700억원) △부산신항터미널 FI 교체(2500억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6000억원) △해외터미널 유동화(1500억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1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1170억원) △현대상선 유상증자(2373억원) 등 3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이행해 왔다.

특히 이 가운데 용선료 인하 협상은 현대상선 정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남은 구조조정 카드가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조정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현대증권 매각으로 여윳돈이 예상보다 많이 유입돼 일부 선주들이 시간을 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산업은행이 제시한 4월 중순 전에 최대한 협상을 끝내 채권단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 지연 가능성과 관련해 “현대상선 상황이 그 정도 돈이 들어온다고 큰 변화는 없을 것”라면서 “현대증권 매각으로 용선료 협상 자체가 흔들릴 경우, 채권단 입장에서는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현대상선은 외부 자문사와 함께 지난 2월부터 해외에서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KB지주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최종 계약까지는 6개월 정도가 걸린다”면서 “아직 지급 방식이나 최종 금액 등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용선료 인하 협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