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업생산 반등에 "경기 회복세 확대될 것"…해외선 "글쎄"
2016-04-04 14:48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국내 산업생산이 모처럼 반등하자 정부가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자화자찬에 나섰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증가하며 1월 감소세(-1.5%)에서 벗어났다. 특히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와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에 따라 광공업 생산이 3.3% 증가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2월 산업활동은 광공업 생산이 6년5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3.3%)하는 등 연초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3월에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재인하 본격화 등 정책효과, 수출개선, 경제심리 호전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향후 전망을 내놨지만, 한국경제는 여전히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소비 및 투자가 2개월 연속 줄어 경기회복 조짐으로 보긴 어렵다. 소비동향을 볼 수 있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1.8% 줄어 1월(-1.3%)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도 두달 연속 줄었다. 특히 2월 감소 폭은 2014년 8월(-7.3%) 이후 1년6개월만에 가장 크다. 3월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국제금융센터가 해외 IB의 보고서를 취합해 내놓은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은 "2월 한국의 소비, 투자가 부진했고 산업생산도 일시적인 반등이었다"며 올해 2분기에 한국은행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은행은 "제조업 생산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1∼2월 전 산업 생산의 회복세는 전년 동기 대비 2.0%로 제한적"이라며 경기 상승이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수출물량 증가와 2월 정부의 한시적 소비세 인하 재개가 산업생산 반등의 주요 원인"이라며 "글로벌 수요 부진 여파로 재고출하율이 5년 평균보다 높아 제조업 생산의 확대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도 "최근 경기 지표 개선이 경기 반등세로 보기 어렵다"며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2월 산업생산이 광공업을 중심으로 반등했고, 3월 수출 감소 폭이 한자릿수로 줄어들었지만 경제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며 "북핵, G2(미국·중국) 리스크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이 남아 있어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 아래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근의 긍정적 회복 신호를 일자리 창출과 산업 경쟁력 제고로 연결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