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실크로드를 가다] ‘여자가 일하기 좋은 나라’ 베트남
2016-04-03 14:12
아주경제(하노이) 한아람 기자 = 눈치 보며 쓰는 육아·출산 휴가,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등 한국 여성 근로자들에게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 같은 말은 베트남 여성 근로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상 근로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는데 중점을 둔 노동법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성 보호를 중심으로 한 여성 근로자에 대한 보호규정은 그 어떤 선진국보다 발달했으며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다.
베트남 노동법에 따르면 임신 7개월 이상이거나 12개월 미만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는 초과근무, 야간근무 등을 실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6개월의 출산휴가를 육아휴직과는 별도로 의무적으로 주도록 돼있다.
한국과 달리 출산휴가 시 급여는 기업이 아닌 공공 기관인 사회보험기관이 지급한다. 사용자는 출산휴가 기간 동안 내내 여성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여성 근로자들의 출산휴가 사용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는 다고 현지 관계자는 설명했다.
12개월 미만의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근로자에게는 1일 60분의 휴식 시간을 추가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중에 쉬거나 휴식시간 사용과 갈음해 정해진 퇴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조기 퇴근한다.
임신, 출산 12개월 미만 자녀 양육 시에는 징계조치 또는 일방적인 근로계약 해지 등 역시 철저히 금지된다.
박병국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부관장은 “베트남 근로자들은 출산휴가 및 조기퇴근 뿐 아니라 주어진 연차 등도 100% 소진한다”며 “항상 휴가를 남기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 근로자들은 노동법에 명시된 권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회 보장법 개정으로 2016년 1월 1일부터 아내가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 남편들도 출산휴가를 갈 수 있게 됐다. 사회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남성 근로자는 아내가 자녀를 출산하고 있는 경우에 5영업일의 출산급여를 수혜받는 휴가를 갖는다.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 업계 관계자는 “사회주의 체제의 영향으로 사회 보장법이 굉장히 잘돼있고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고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상당히 강도높은 처벌을 받는다”며 “대신 그만큼 사회보험료가 다소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