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러스 "SKT, 방송시장 가입자 비중 53.9%....시장 1위 지배력 입증"

2016-03-30 17:44

[ 사진제공=SK텔레콤]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M&A)으로 충돌을 빚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이번에는 방송시장 지배력을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시장 지배력이 방송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SK텔레콤은 정부의 평가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3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1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를 두고 "SKT의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는 게 확인된 만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앞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에서도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지배력전이를 우려하며 크게 반발했다.

양사는 이번 평가에서 SK텔레콤 관계사들의 방송과 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이 44.8%로 1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전체 방송통신 결합상품 순증가입자 비중 역시 53.9%로 1위에 달하면서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가입자의 업체별 비중도 SK텔레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사는 보고서에 있는 표를 근거로 들며 지난해 SK텔레콤 관계사(44.8%)가 KT(33.0%), LG유플러스(21.9%), 종합유선방송사업자(0.3%)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SK텔레콤이 방송통신 결합상품 순증 점유율과 결합가입자 비중에서 1위인 이유로 자사의 인적·물적 지원을 SK브로드밴드 방송상품 위탁판매에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보고서에 나온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경쟁력이 낮은 SO가 향후 결합상품 판매경쟁에서 IPTV 사업자보다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점을 들면서 "SK텔레콤 지배력의 방송시장 전이가 SO 경쟁력 저하의 근본 원인임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양사는 SK텔레콤이 유료방송 시장을 전국 단위로 획정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근거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라 정부가 M&A 심사에서 시장경쟁제한성 여부를 23개 CJ헬로비전 방송구역별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사는 "이번 M&A가 허용되면 CJ헬로비전 23개 방송구역의 평균 시장 집중도(HHI)가 4386으로, 2014년 전체 평균 2500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의 유료방송시장 경쟁 활성화 정책이 무력화 되고, 해당 방송구역 이용자의 방송상품 선택권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제공사업자의 협상력이 위축되는 등 소비자와 산업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1위는 KT라는 점을 강조하며, 왜곡·허위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유료방송 순증 가입자 비중은 KT가 41.8%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 결과 KT의 점유율은 전년대비 1.2%포인트 늘어난 28.4%로, 2위인 CJ헬로비전과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쟁사는 CJ헬로비전의 지역 점유율 1위 구역이 19개로 가장 높다고 주장하나, 실제 지배력이 존재하는 것은 틀린말"이라며 "전국 기준 점유율은 KT가 압도적으로 높으며, 지속 성장중인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전체 78개 구역 중 43개 구역에서 1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결합상품 성장세 및 ARPU 측면에서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앞서고 있다고 역설했다.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에서는 KT가 33.6%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시장에서 이통사 중 유일하게 2배(104.7%) 이상 성장하는 추세라고 꼬집었다.

이어 "방송구역별 분석 역시 유료방송의 역사적 특수성에 따라 관행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인수·합병과는 무관하다"면서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결합상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7.5%에 불과하며,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결합상품 비중은 7.8%에 그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