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배터리 보호무역 장벽 올해안으로 풀리나

2016-03-30 14:12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차 쏘울 EV의 충전구 모습.[사진=현대기아차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 정부의 전기차용 배터리 보조금 금지 조치가 이르면 올해 안으로 풀릴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로 지난해 중국에 대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한 LG화학과 삼성SDI의 고민은 다소 해결될 전망이다.

30일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낙관하기는 이르지만 연말에는 중국의 전기버스 보조금 지급금지 조치가 해제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중국에서 만난 현지 관계자의 의견과 이르면 내년 중 단행될 수 있는 보조금 축소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높은 에너지 밀도의 고용량 배터리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에서다.

백 연구원은 “2016~17년 보조금 축소를 피하기 위해서는 충전 후 주행거리가 길수록 유리하다”면서 “니켈카드뮴망간(NCM)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크게 앞서기 때문에 전기차 업체에서는 NCM계열 배터리의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정부가 4월 중 한국기업의 참여하에 안전성 평가에 나서고,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점도 이유로 들었다. 백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4월 한국기업의 참여하에 안정성 평가를 마치고 그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적어도 NCM 배터리에 대한 안정성 기준을 만들고 이를 평가한다는 것은 보조금 금지 명분인 안정성 검증을 실시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1월 개최된 ‘2016년 전기자동차 백인회 포럼’에서 LFP방식의 배터리를 채용한 전기버스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NCM계열 배터리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국측은 NCM계열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를 들었으나 업계에서는 보호무역의 일환으로 해석중인 상태다.

중국정부의 태도 변화가 현실화 될 경우 중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신설했던 LG화학과 삼성SDI가 받을 타격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3월 초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중단으로 사업에 영향을 줄 순 있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다. 이미 NCM 배터리가 대세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ASEC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기록 중인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중국 난징에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 5만 대(PHEV 기준 18만대) 공급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삼성SDI도 지난해 10월 중국 시안에 연간 약 4만 대의 고성능 전기자동차(순수 EV기준) 배터리를 제조하는 최첨단 생산라인을 건설해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 한 상태였다.

중국의 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 기업들에 있어 매력이 넘치는 시장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신에너지자동차는 전년대비 371% 증가해 10만 대에 육박하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자동차는 37만9000대 생산량을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특히 오는 2020년 중국 신에너지자동차 생산량은 150만 대에 도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도 LFP방식의 한계를 이미 잘 알고 있어 NCM 방식의 배터리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중국정부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규제는 오래끌지 못할 것으로 본아. 기술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활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