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심각한 지역에 학교 짓는다고…여수 산학융합지구 부지 적절성 논란

2016-03-29 17:06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대가 여수에 추진 중인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부지를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심각한 환경문제와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며 대상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여수시는 전남대가 지난 26일 여수시의회에서 여수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추진상황과 교육환경평가 용역에 대한 보고회를 갖고 교육청 등 해당 기관의 부지 적합 여부 심사를 앞두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전남대는 가온엔지니어링에 의뢰, 완료한 산학융합지구 교육환경평가 용역 결과에 따라 2019년까지 403억원(여수시 20억원 분담)을 들여 여수국가산단 입구 주삼동 삼동지구에 산학융합캠퍼스와 기업연구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전남대는 이곳에 화공안전전공(신설)과 여수캠퍼스의 화공생명공학과, 환경시스템공학과·생산기계전공 및 플랜트공학전공(신설)을 이전키로 했다.

2017년 8월부터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학생 213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산업단지 환경문제로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킨 곳이어서 연구단지 장소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 해당부지는 입지환경이나 교통여건, 통풍 및 일조 등 전반적인 조건에서 모두 적합하다고 결론지었다. 논란의 핵심이 된 환경적 영향에 대해서는 대기질, 악취, 소음, 진동 등에 있어 모두 국가기준 이하로 측정돼 적합하다고 밝혔다.

미세먼지(PM-10)의 경우 학교예정지는 42㎍/㎥로 문수동 주민센터(60㎍/㎥)나 시민회관(60㎍/㎥)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악취도 복합악취의 희석배수가 국가기준 20배보다 훨씬 낮은 3배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여수시의회는 "주민들을 이주시켜야 할 만큼 환경적으로 심각한 지역에 학교를 건립하는 것이 맞느냐"며 조사결과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산학융합지구 캠퍼스 부지가 최악의 교육환경 및 학생들의 여가활동 제약을 가져오고 환경문제 및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의회는 또 "신규학과 신설이 아닌 기존 학과 이전으로 전남대 여수캠퍼스의 공동화와 지역 상권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전남대 여수캠퍼스와 국동캠퍼스 활성화가 우선"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여수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여수국가산단 산학융합지구 대상지 변경 촉구 건의문'을 채택하고 전남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지속적으로 대상지 변경을 건의해 왔다. 2016년 예산심의에서 여수시가 분담해야 할 '조성사업비' 5억원 전액을 삭감한 바 있다.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여수시민협도 성명을 내고 산단융합지구 위치 변경을 요구한 바 있다. 

여수시는 지역사회의 이 같은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해당부지에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산학융합지구 사업은 산자부 공모사업으로 정부는 산업단지 내에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며 "여수시에서도 수차례에 걸쳐 산단이 아닌 전남대 여수캠퍼스에 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