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코데즈컴바인 사태 시장 자성의 기회로

2016-03-27 06:00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관리종목인 코데즈컴바인 탓에 체면을 구겼다. 코데즈컴바인은 파산신청으로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고, 부족한 유통주식 때문에 품절주로 불리면서도 시총 순위를 단숨에 2위까지 끌어올렸다. 코스닥이 갑자기 700선에 바짝 다가섰던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관리종목 하나가 시장 전체를 좌지우지한 것이다.

이른바 작전세력이 끼어들었을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고위관계자는 "검은머리 외국인이 개입했는지 보고 있지만, 아직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찾아내더라도 처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불공정거래 혐의가 짙지만, 속수무책이라는 얘기다.

의류업체인 코데즈컴바인은 2015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 흑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그런데 이 회사 주가는 이달 2일 2만3200원에서 15일 15만1100원으로 550% 넘게 상승했다. 16일 장중 18만4100원까지 치솟아 시총 2위를 달리던 카카오마저 제쳤다.

거래소가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책임이 크다. 코데즈컴바인은 2015년 2월 주가 509원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두 차례 감자(200대 1, 7대 1)와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매매 재개 기준가를 정할 때 1차 감자(200대 1)만 적용했다. 거래가 재개될 때 평가가격이 10만원대로 뛴 이유다.

결국 논란을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키우고 나서야 거래소는 유통주식 수와 비율이 기준을 밑도는 종목에 대한 거래를 제한하는 품절주 대책을 내놓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선진국에서는 벌어지지 않는 일이 세계 10위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 증시에서 벌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리 증시 후진성이 미숙한 거래소 대응으로 그대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