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 "IS 애용하는 TATP 폭탄 사용 가능성 높아"

2016-03-23 16:14
제조 쉽고 폭발력 강해...파리 테러와의 관련성에 주목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일어난 연쇄 테러에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 폭탄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TATP 폭탄은 유기과산화물 폭발물의 일종으로, 제조 방법은 상대적으로 간단하지만 폭발력은 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폭탄의 83%에 해당할 정도로 강력한 무기로 알려져 있다. TNT 폭탄의 위력은 다이나마이트급이어서, 폭발물의 폭발력에 대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유럽 내 테러에서 TATP 폭탄을 자주 사용했던 만큼 이번에도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보도했다.

피터 버건 CNN방송 국가안보 전문기자는 "테러에 활용된 폭발물은 테러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라며 "브뤼셀 테러에서 쓰인 폭탄도 TATP로 확인되면, 파리 테러와 직접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범행 직전 공항 CCTV 자료에 따르면 용의자 3명 중 2명이 각각 한 손에만 검은 장갑을 끼고 있어 TATP 폭탄 사용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TATP 폭탄은 기폭장치가 한 손에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폭장치를 감추기 위해 범인들이 장갑을 끼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파리 테러 당시에도 일부 테러범이 손에 기폭장치를 든 채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 브뤼셀 테러의 경우 용의자들이 갖고 있던 여행용 가방에도 폭발물이 들어 있었던 만큼 더 큰 위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TATP 전문가인 지미 옥슬리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교수는 "테러 현장 사진에 담긴 피해 정도로 미뤄볼 때 약 13~45kg가량의 TATP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이 2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IS는 그동안에도 대규모 테러 현장에서 TATP 폭탄을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파리 연쇄 테러뿐만 아니라 지난 2005년 7월 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국 런던 연쇄 테러, 2001년 12월 '신발폭탄' 테러범의 미국 여객기 테러 미수 사건 등에서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TATP 폭탄은 제조가 쉬운 반면 잘못 다루면 쉽게 폭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다루는 사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ATP 폭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파리 테러 때부터 전문 폭탄 제작가를 중심으로 IS가 실전 훈련을 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