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멕시코 교두보 삼아 북미 시장 장악력 높인다

2016-03-23 11:20
포스코, 현지 법인 합병…현대제철, 냉연강판 생산기지 가동

현대제철 멕시코법인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대표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멕시코를 발판 삼아 신성장동력인 자동차용 강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멕시코는 중남미 진출의 거점인 데다, 최대 자동차 소비 지역인 북미에 인접해 최적의 자동차 냉연강판 생산기지로 평가받고 있다.

23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에 있는 철강재 판매법인과 현지 채용 업무 등을 하는 인력관리 법인을 합병했다. 합병은 인력 법인이 판매법인을 흡수하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수년간 단행한 고강도 경영쇄신 작업의 하나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후,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열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34개 계열사를 정리한 포스코는 올해 추가로 계열사 35개사를 매각하거나 청산할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는 1981년 멕시코사무소를 설립한 이래 안정적인 판매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왔다.

멕시코 현지 센터 4곳의 연간 생산규모는 총 56만톤에 달한다. 닛산, 혼다, 마쓰다, 폴크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주요 고객사다.

포스코 관계자는 “멕시코는 인건비도 저렴하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지역인 북미에 인접하고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운송료 절감 등 최적의 자동차용 강판 생산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멕시코 해외스틸서비스센터(SCC)가 이달 준공돼 본격적인 중남미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멕시코 스틸서비스센터는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가공·생산하는 설비 기지다. 중남미 판매법인과 연계돼 글로벌 판매망 구축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서비스센터는 멕시코 동북부 몬테레이시티에 건설됐으며, 시험가동 및 생산 테스트를 거쳐 다음 달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스틸서비스센터는 현대제철의 최대 주주인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의 해외생산 확대 움직임에 따라 신설됐다.

주요 취급 품목인 냉연강판이 완성차에 쓰이는 고급강재인 만큼, 올해 현지 생산라인 가동을 앞둔 기아차와 시너지 효과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스틸서비스센터는 연간 40만대 분량의 냉연강판을 기아차에 제공할 계획이다. 센터를 짓는데 약 4400만 달러(530억2000만원)가 투자됐다.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상황에서, 멕시코센터 준공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멕시코센터 준공을 통해 냉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