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양돈단지 홍성서 구제역 확진

2016-03-23 06:49
공주, 천안, 논산에 이어 충남 4개 시·군으로 확산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50만 마리가 사육되는 국내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양돈농가들은 공주, 천안, 논산에 이어 홍성까지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구제역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2일 충남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홍성군 홍동면 한 양돈농가에 대해 구제역 양성 확진 판정을 내렸다.

전날 구제역 예찰 활동을 하던 중 이 농가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 4마리의 발굽에서 염증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여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방역 당국은 이 농가에서 키우던 돼지 1200마리에 대한 살처분 작업에 착수했다.

또 해당 농가에서 반경 3㎞ 이내 71개 농가 돼지 12만2000마리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홍성지역 모든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추가 접종에 나섰다.

홍성까지 구제역이 확산됨에 따라 이날 현재까지 충남에서는 모두 4개 시·군, 15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홍성지역 양돈농가들은 시시각각 전해지는 구제역 관련 동향에 촉각에 곤두세우며 구제역이 창궐한 과거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홍성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돼지 50만 마리가 사육되는 국내 최대 양돈단지다.

충남에서 사육되는 돼지(215만 마리) 4마리 가운데 1마리는 홍성에서 사육되는 셈이다.

구제역이 발생할 때마다 적지 않은 피해가 있었다.

2014∼2015년 홍성에서는 36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 64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앞서 2010∼2011년에는 127개 농가에서 5만3000여 마리가 땅에 묻혔다.

농가 보상비에만 100억원이 넘게 들었다.

직접적 피해 외에도 소·돼지고기 가격 하락과 관광객 감소 등 간접피해가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홍성지역 양돈농가들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돼지 1000여마리를 사육하는 김모(57)씨는 "구제역 백신 접종을 철저히 하고 축사 관리도 꼼꼼하게 했는데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은 "홍성은 군 전체가 거대한 양돈농가와 같아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다른 농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구제역이 더 이상 확산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