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국가신용등급 'Aa2 안정적' 유지
2016-03-22 15:31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무디스가 21일(미국 뉴욕 현지시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평가보고서(Credit Opinion)를 통해 현행 등급 'Aa2(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다고 22일 밝혔다.
Aa2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가운데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한국 신용등급을 Aa3에서 사상 최고인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한 뒤 3개월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뒷받침하는 강점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회복력, 건전재정 기조 및 양호한 국가채무, 1997년 이후 지속된 구조개혁, 감소된 대외 취약성 등을 제시했다.
한국이 직면한 도전요인으로는 경쟁력 유지,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 가계부채,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언급했다.
먼저 무디스는 한국이 경제의 규모와 다양성, 경쟁력 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높은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하에서 견조한 중장기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디스는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면역력을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 역동성을 알 수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도 침체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라고 소개했다.
또 한국이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지수 26위에 오른 점도 짚었다.
무디스는 한국이 제도적으로 정책 수립과 집행의 효율성이 독일과 홍콩, 영국 등과 마찬가지로 뛰어나다면서 재정·통화정책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고, 정보공개가 투명하게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또 흑자통합재정수지 기조로 인해 2015년 국채발행이 GDP 대비 2.9%에 불과했다면서 건전재정 기조와 비교적 견조한 중장기 성장세가 향후 재정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성숙한 국내 자본시장이 뒷받침돼 대외채권에 대한 정부재정 의존도가 낮고, 글로벌 금융시장과 환율 변동성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비록 공공기관부채는 2006년 GDP 대비 15%에서 2013년 36%로 뛰었지만, 정부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이 성공해 2015년 30%대로 감소하는 등 위험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한미동맹과 중국 영향력으로 인해 한국에서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기는 어렵다며, 이보다는 북한 내부체제 붕괴로 인한 한국 정부의 재정부담이 더 위험한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정부 유동성과 은행 부문의 대외취약성 관련 위험이 낮다면서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과 상당규모의 외환보유액으로 인해 견조한 대외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커서 앞으로 글로벌 자본유출입 변동성에 대비한 정부와 은행, 기업의 회복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는 단시간 내에 금융안정성에 대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소비와 경제성장에 잠재적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의 강점과 도전요인이 균형적(balanced)이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등급 전망(outlook)을 '안정적'(stable)이라고 다시 확인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는 앞으로 3∼5년간에도 펀더멘털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부정적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갖추겠지만 빠른 인구 고령화와 중국의 경기둔화 등 도전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앞으로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는 성장동력 제고에 기여할 구조개혁의 조기성공 및 확대, 비금융 공공기관의 제도효율성 및 부채감소의 추가적인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등급 하향 요인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구조개혁의 후퇴와 중장기 성장 동력 약화, 정부 재정건전성의 약화, 북한 내부체제 붕괴, 군사적 충돌 등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가 등을 지적했다.
앞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해 9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피치는 2012년 9월 한국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올린 이후 3년 4개월 동안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