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SE 출격… 품격 낮춰도 생태계 취한다(종합)

2016-03-22 14:20

아이폰SE[사진=애플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애플이 프리미엄 아이폰만 고수해온 전략을 버리고 신제품 아이폰SE로 중저가 시장 대응에 나섰다.

애플페이와 헬스케어 등 핀테크 및 사물인터넷 생태계 확장을 위해 기기 보급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애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은 64비트 A9칩, 1200만 픽셀 카메라, 4인치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된 아이폰SE를 출시했다.

출고가는 24개월 분납 시 47만원 정도 된다. 보급형이라 보기엔 다소 비싸지만 프리미엄 아이폰을 고수해온 애플로서는 파격적이다.

애플은 별도의 보급형 제품 없이 플래그십 아이폰이 오래되면 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아이폰 브랜드를 프리미엄 이미지로 굳히려는 전략이었다. 과거 보급형 아이폰을 출시한 바 있으나 성과가 저조했던 경험도 있다.

이같은 전략은 실제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샤오미 등에 추월당할 때도, 현지 중저가폰과의 시장 차별화에 성공하며 실적에도 도움이 됐던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아이폰 출시 후 최저인 0.4%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아이폰SE는 아이폰6s와 사양이 비슷한데, 굳이 신제품 형태로 출시한 이유는 애플페이와 헬스케어 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는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에 이어 지난달 18일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신제품으로 애플페이 보급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애플페이는 삼성전자 삼성페이와 미국 등에서 가입자 경쟁을 벌여 왔으며 중국에서도 격전이 예상된다. 향후 인도 등 동남아 시장에서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도 고급형보다는 보급형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기기 자체의 수익성보다는 사물인터넷 등 차기 시장의 생태계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며 “모바일 결제 시장 등에서 삼성에 밀리고 있는 애플이 위기를 느낀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애플은 아이폰SE와 함께 헬스케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신규 개발자 도구도 발표했다.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개발자용 신규 소프트웨어 케어킷(CareKit)이다.

개발자들은 케어킷 모듈을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 수술 후 진행상황, 가정에서의 건강 모니터링, 당뇨 관리, 정신 건강 및 산모 건강을 위한 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어킷은 오픈 소스형으로 다음달 공개될 예정이다.

애플은 또 유전자 데이터 및 실험실의 의료 검사를 아이폰앱에서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 소스형 리서치킷(ResearchKit)의 향상된 내용도 발표했다.

의사, 과학자 및 연구자들이 리서치킷을 통해 아이폰 앱을 사용하는 전세계 모든 연구 참가자들로부터 더 자주, 보다 정확하게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