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과 우레탄트랙이 유해물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린이 위생에 적신호가 켜졌다. 유해물질이 검출되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어 어린이 환경시설 사각지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초등학교 우레탄트랙 25개 중 13개는 한국산업표준 납 기준치 90mg/kg 초과하며 위험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환경부는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수도권 소재 30곳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인조잔디 운동장과 우레탄트랙에 대해 유해물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레탄트랙 25개 중 13개가 한국산업표준(KS) 납 기준치 90mg/kg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 등 6개 중금속 함유량 조사결과 인조잔디 파일이나 충진재에서는 모두 한국산업표준 기준치 이내로 중금속이 검출됐지만 우레탄트렉은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실제로 우레탄트랙의 경우 납 농도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생산된 제품일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조사대상 25개 중 52%인 13개가 기준치인 90mg/kg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납 위해도는 1.24인데 이는 최대 허용량보다 1.24배 많이 노출됐다는 의미로 1.0이상일 경우 위해가 우려되는 수준이다.

환경부는 시공과정에서 우레탄트랙을 빨리 굳게 하기 위해 납을 추가하거나 안료 중에 함유된 중금속, 주변 환경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7종(DEHP, DEP, DnBP, BBzP, DnOF, DiDP, DiNP) 조사에서는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DEHP) 1종만이 검출됐는데 현재 프탈레이트에 대한 한국산업표준 기준치는 없다.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DEHP)는 프탈레이트 계통 인공 화학물질로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가소제로 무색무취 액체다.

또 현재 재학 중인 93명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인조잔디나 우레탄 트랙을 이용하면서 노출될 수 있는 납, 크롬 등 12종에 대한 유해물질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와 납 위해성이 일부 우려되는 수준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어린이 93명의 평균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 발암위해도는 3.29×10-5인데 이 수치는 평생 노출되었을 경우 10만명 당 1명이 암에 걸릴 확률인 1×10-5를 초과한 결과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관련 부처에 통보해 우레탄트랙 관리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교육부에는 유해물질에 의한 영향 저감과 우레탄트랙 바닥에 앉지 않기, 야외활동 후 손씻기 등 어린이 행동요령 교육 확대를 주문했다. 국가기술표준원에는 프탈레이트에 대한 한국산업표준 기준치 설정 등을 요청했다.

서흥원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어린이 환경안전을 위해 법적 시설에 대한 무료 환경안전진단과 시설개선 지원 등을 지속하겠다”며 “올해부터는 어린이 생활유형을 정밀하게 분석한 후 추가 관리가 필요한 시설에 대해 세부 실태 조사와 관리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