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경선 파동, '오락가락 의사결정' 신생정당 한계

2016-03-21 16:36
새누리·더민주 패권정치 비판하다 ‘내 코가 석자’

[사진=김혜란 기자]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국민의당이 경선지역으로 정한 광주 6개 선거구 가운데 3곳에서 잡음이 나와 신생정당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술한 당규와 검증절차, 오락가락한 의사결정 등이 이같은 사태를 불러온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의 공천 파동에 힘입어 지지율 반등을 노렸으나 오히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터지면서 기성 정당과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회의는 지난 주말 실시된 광주 지역 경선 등 각 지역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지지자들로 몸살을 앓았다. 이들 중 일부는 회의가 시작되자 회의장 난입을 시도하려다 당직자들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새정치를 외치며 만든 정당이 친노 패권세력과 다를 바가 없다”며 “지역 경선 없이 전략공천을 해대는 정당이 어떻게 민주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또 다른 지역 당원은 기자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당내 후보가 결선 투표까지 올라가서 개표를 하지 않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뭐가 그리 무서워 개표를 미루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당은 애초 지난 18~20일 광주 북갑·을, 서갑, 광산갑·을, 동남갑 등 6개 선거구에서 숙의배심원단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려 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일 숙의배심제 경선을 치른 광주 동남갑 장병완 의원과 서정성 후보 측은 결선투표 개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었으나 이날 오후 최고위가 장 의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배심원단의 원래 득표수와 신인 가산점을 포함 시 득표율을 두고 양측은 공방을 벌였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를 전략공천한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 경선 후보인 김재원 후보 측은 당의 결정에 대해 격렬히 항의했다. 김 후보 측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은 “지난해 11월부터 이 당을 만들기 위해 (김 후보가)전남도당 위원장까지 했다”며 “그런 사람을 제쳐두고 들어온 지 1주일 밖에 안 된 사람을 전략공천하는 게 새정치냐”며 고성을 질렀다. 그러나 당은 박 전 지사의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광주 서구갑 경선에서 당초 승리한 정용화 후보는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경력을 경선 전에 고지하지 않아 탈락했다. 대신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송기석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후보로 결정됐다.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의 김원종 후보 등도 불공정 경선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 당직자는 “경선 관련 갈등은 정치판에서 늘 있는 일”이라면서도 “신생 정당이다 보니 경선 세부규칙을 구체적으로 만들지 못한 부분도 작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