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후보 연설 어휘, 문법은 중학생 수준
2016-03-21 05:53
카네기멜런대 조사, 트럼프 초6, 전직 중 링컨 고2로 가장 높아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대선 주자들이 연설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대부분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생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언어기술연구소(LTI)는 지난 주 발간한 보고서 “2016년 미 대선 캠페인 연설의 가독성 분석”에서 이번 미국 대선 주요 후보들의 언어능력을 분석했다. LTI는 또한 일부 전·현직 대통령 연설문의 어휘와 문법 수준도 함께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지금은 낙마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대선 주자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6학년 수준에서 중학교 2학년 수준의 문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보다 먼저 발표된 보스턴 글로브지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연설에서 구사하는 언어는 초등학교 4학년 수준으로 두 학년 낮게 나타난 바 있다.
조사를 진행한 LTI의 수석 연구원 맥신 에스케나지와 언어기술 전공 대학원생 엘리엇 슈마허는 다른 후보들의 경우 경선이 진행될수록 어휘와 문법 수준이 점점 평이해진 반면 트럼프는 반대로 후반 들어 갑자기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전현직 대통령 중에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게티즈버그 명연설을 남긴 링컨 대통령은 올해 어떤 대선 주자들보다도 높은 수준의 문법을 구사했다.
반면 '문법 파괴'적인 어법과 잦은 말실수로 '부시즘'(Bushism)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연설문의 문법이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문법 수준은 중학교 3학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학교 1∼2학년 수준이었다.
연설에서 사용하는 어휘의 수준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고등학교 2학년 수준으로 가장 높고,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이었다.
고급 문법을 사용하는 링컨 전 대통령은 어휘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평이한 어휘를 구사해 중학교 3학년 수준이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어휘 수준은 중학교 2학년에 해당했다.
보고서는 "문법 측면에서 어떤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도 수준 높은 연설로 꼽히는 링컨 전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