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미인도 아직 공개할 수 없어"

2016-03-18 13:49
취임 3개월 맞아 진행한 언론간담회에서 4대 중점과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혀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18일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개인적으로는 '미인도'를 공개하고 싶다. 하지만 유족의 요구사항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아직은 그럴 수 없다."

바르토메우 마리(50)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18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미인도'가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것은 분명히 확인했지만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 관장 취임 3개월을 맞아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목표와 4대 중점과제'가 발표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미술 시스템을 세계화하고 동시대 문화를 위한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재 연 46회 정도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수를 줄이고, 전시의 우수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또한 2018년까지 총 4개(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 청주관)의 미술관을 하나의 미술관처럼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학예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조직을 구성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마리 관장은 이날 'Specialization'(전문화, 특수화)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연구·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예술전문가를 육성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업무 역할 조정을 통한 실무팀을 구성하고 '아시안 아방가르드' 같은 지적 네트워크(작가, 역사가, 비평가, 저자, 큐레이터 등)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은 △출판물 통일성 구축 및 한국 미술 자료 국·영문 발간 △커뮤케이션 및 사업개발 분야 강화 △고객관계관리(CRM)와 정보관리 통합 등 디지털 업그레이딩 추진 등을 중점과제로 내세웠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과천관 20년 기념 퍼포먼스 '김구림의 현상에서 흔적으로 -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1970) 재연'이 열렸다. 1970년 4월 11일 한강 살곶다리 부근에서 잔디를 불로 태워 삼각형의 흔적을 남겼던 이 퍼포먼스는 김구림의 대표적인 대지미술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생명 순환과정과 음과 양의 동양적 사유를 내포한 '현장에서 흔적으로'는 작품의 탄생과 소멸 과정을 조명하는 '과천관 30년 특별전' 본전시와 개념적으로 맞닿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