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도 젠트리피케이션?...상가 임대료 급등에 곳곳에 빈 상점
2016-03-21 10:19
청사 주변에 대형 복합빌딩 속속 분양..."공급은 느는데 수요는 제자리"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세종시 상가 임대료가 수도권 신도시 수준으로 오르면서 문을 닫는 곳들이 늘고 있다. 높은 인구 유입률을 자랑하며 상가 공급과잉 논란에도 끄떡없을 것 같았던 세종시에서 '임대' 안내표지가 붙은 빈 상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된 전국의 상가 평균분양가는 3.3㎡당 2544만원으로 전년(2498만원) 대비 1.8% 올랐다. 2010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세종시에서는 3.3㎡당 4000만원 안팎의 복합상가들이 공급됐다. 정부부처 이전 초기인 2012년 2-3생활권, 1-2생활권 등에서 2000만원대 후반에 상가가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1.5배가량 뛴 가격이다.
임대료 또한 1층 42.9㎡ 상가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에 월 300만원 내외로 수도권 신도시 수준에 육박한다. 입지에 따라 월임대료가 400만~500만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 불황으로 가격이 다소 조정됐다 해도 크게 낮아지지는 않았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이렇듯 높은 분양가(또는 임대료)와 이탈하는 수요에 상가 수익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의 매장용 상가 투자수익률은 1분기 1.66%에서 2분기 0.50%로 3분의 1로 하락했다. 이후 3분기(0.78%), 4분기(0.61%)도 1%를 채 넘지 못했다. 전국 평균(1.82%)을 밑도는 것은 물론 전국 시·도 중에서 가장 낮다.
최근에는 정부부처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 높은 임대료의 원인으로 꼽힌다. 세종시 인구 순유입률은 지난해 2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부처 이전이 완료된 후에는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입점도 간과할 수 없다.
현지 한 공인중개업자는 "초기에 들어온 상가 소유주들은 인구 유입이 점차 줄어들 것을 우려해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내년에 코스트코가 문을 열 예정으로 대형마트 입점에 따른 상권의 이동도 기존 상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