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국유기업이 런던에 있는 272년 역사의 발틱해운거래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중국 국유 해운그룹인 자오상쥐(招商局 차이나머천트)그룹이 최근 산하 자오상증권을 통해 발틱해운거래소에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다고 중국 텐센트재경이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자오상그룹이 뛰어들면서 발틱해운거래소 인수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자오상쥐 그룹 외에 런던금속거래소(LME),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 싱가포르거래소 등이 발틱해운거래소와 인수 협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적인 거래소와 청산소들이 규제 강화와 원자재 시장 침체를 계기로 세력 확장에 나서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1744년 발족한 발틱해운거래소는 세계 해운업계의 허브로 확고한 위상을 정립했다. 여기서 발표하는 해상 운임지수(BDI)는 전 세계 해운시장 거래의 기준이 되고 있다. 2011년에는 자회사를 통해 해상운임 파생상품 플랫폼을 출범시켜 수백억 달러 규모의 틈새시장을 조성했다.

만약 자오상쥐 그룹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BDI 지수 운영권을 확보하고 해운 파생상품 거래도 확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자오상쥐그룹은 홍콩 소재 해운항만물류 중앙국유 기업으로 1872년 설립된 중국 최초 해운사다. 현재 항구·해운·부동산개발·금융 등 방면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중국 최대 종합물류기업인 외운장항(外運長航)그룹을 편입하며 자산규모 7000억 위안(약 126조6000억원)의 거대 물류해운 그룹으로 재 탄생했다.

중국 기업들은 해운시장의 침체를 틈타 유럽의 해운 및 원자재 관련 자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해운회사인 코스코(COSCO) 그룹이 지난 1월 그리스 최대인 피레우스 항만의 지분 67%를 인수하는 '우선 투자자'로 지정된 것이 대표적이다.